“저 녀석 수비하는 거 봐봐. 잘 하잖아”.
신출내기 주전 유격수. 아무리 좋은 수비력을 갖췄고 퓨처스리그에서 한 시즌을 경험했더라도 1군 무대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곧바로 1군 무대에 적응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마산 뽀로로’ 노진혁(24, NC 다이노스)은 기특하게도 1군 무대에 손색없는 주전 유격수로서 막내의 반격을 이끌고 있다.
광주 동성고-성균관대를 거쳐 지난해 NC에 2라운드 특별지명 입단한 노진혁은 올 시즌 팀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 중이다. 당초 NC는 프리에이전트(FA) 이적생 이현곤에게 주전 유격수를 맡기고자 했으나 시범경기 기간 도중 노진혁을 주전 유격수로 발탁했다. 경험은 밀릴 지 몰라도 수비 능력에 있어서 1군 무대 주전으로 뛰기 충분하다는 김경문 감독의 결단에서 비롯되었다.

개막 후 이리저리 우왕좌왕 좌충우돌하며 경기 경험을 쌓은 노진혁의 현재 성적은 2할4푼2리 1홈런 19타점 4실책. 1할대에 머무르던 타율은 어느새 2할5푼에 가깝게 올라있고 실책도 4개 밖에 되지 않는다. 득점권 타율도 2할8푼3리로 나쁘지 않고 무엇보다 하위타선에서 쉽게 범퇴당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러나더라도 투수의 진을 쏙 빼놓고 물러나는 ‘노 검사’다.
최근 페이스도 괜찮다. 노진혁은 13일 KIA전서부터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데 15~16일 삼성전에서는 각각 2안타 씩 때려내며 멀티히트로 힘을 보여줬다. 동요 멋쟁이 토마토를 개사한 노진혁의 응원가처럼 그는 ‘안타 칠 거야’라는 노래와 함께 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공교롭게도 김 감독은 2004시즌 두산 재임 시절 신고선수 출신 유격수 손시헌을 주전 유격수로 중용한 바 있다. 손시헌은 풀타임 첫 해였던 2004시즌 122경기 2할3푼1리 2홈런 39타점 13실책으로 경험을 쌓으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공헌한 뒤 2005년 126경기 2할7푼6리 4홈런 60타점 14실책으로 팀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이끌고 골든글러브까지 차지했다. 김 감독은 10년 전 손시헌과 현재의 노진혁에 대해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안정도에 있어서는 손시헌이 좀 더 낫다. 그러나 노진혁은 생각보다 타격도 괜찮고 경기를 치를수록 더욱 좋은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손시헌 못지 않은 좋은 유격수다”. 또 한 명의 민완 유격수가 이번에는 마산구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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