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향기, 아역이 아닌 배우의 향기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6.18 16: 14

아역이 이끌어가는 미니시리즈라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이 우려를 표했다. 더욱이 카리스마 여왕 고현정을 상대해야 한다니 귀여운 맛은 있을지언정 존재감이 너무 없지 않을까란 걱정도 샀다. 하지만 MBC 수목드라마 '여왕의 교실'(극본 김원석, 연출 이동윤)의 주인공 김향기는 '아역'을 넘어 '배우'로 드라마를 잘 이끌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여왕의 교실'은 고현정이 언급했듯 아이들, 특히 김향기가 주인공인 드라마다. 극의 시선이 김향기가 분한 심하나를 따라가고, 그의 감정 변화가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기 때문에 어느 등장인물들 보다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렇듯 어깨에 책임감이 묵직한 김향기는 단 2회 만에 다양한 표정과 감성 연기를 선보이며 자신의 역할을 보는 이에게 최대한 어필하고 있다. 개학식 첫날부터 절대권력 마선생 고현정에 의해 '꼴찌 반장'으로 임명된 이후 겪는 여러 고난과 수난 속에서도 건강한 에너지를 잃지 않는 김향기에게 시청자들은 감정 이입을 하게 된다. 

극 중 화장실에 가지 못해 순간의 분노와 치욕스러움을 단지 표정연기만으로 시선을 압도하는가 하면, 성인 연기자들에게도 없는 러브라인을 대체하는 '우정 라인'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뜨듯하게 만든다. 
지난 방송에서 마선생에게 "널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라며 모욕을 당하고 펑펑 눈물을 흘리는 오동구 역 천보근을 보며 "저는, 저는, 동구를 좋아해요. 오동구는, 제가 아주 좋아하는 친구에요"라는 고백을 털어놓는 김향기는 보는 이에게 뭉클함을 안겼다. 앞으로 이 '명랑반장' 김향기와 '얼음마녀' 고현정의 새로운 대립구조가 이야기의 큰 줄기가 될 전망이다.
이제 아역 배우들은 '아역'이란 수식어를 때고 성인 연기자와 동등한 입장으로 시청자들의 평가를 받기에 이르렀다. 주로 사극이나 멜로드라마에서 초반을 아역 분량으로 채우기 때문에 그 만큼 영향력과 중요성이 커진 것.
하지만 '여왕의 교실'은 이 같은 드라마들과도 차별된다는 점에서 이번 작품의 당당한 주인공으로 나서 김향기를 주목해 볼 의미가 있다. 관계자는 "김향기가 영화 '늑대소년'을 찍을 때도 감독과 아역이 아닌 배우로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연기에 대한 재미를 더욱 느끼며 상당히 즐거워했다. 평소에는 해맑은 아이같다가도 카메라만 돌아가면 무서운 집중력과 타고난 연기력을 뿜어낸다. 더욱 성숙해진 연기를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한편 '여왕의 교실' 3회는 오는 19일 오후 10시에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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