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신’, 시청자 허무하지 않게 하는 이유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3.06.18 16: 15

한창 예능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보고 방송이 끝나 TV 전원을 끄면 ‘그 연예인 웃기긴 웃겼는데 무슨 말 했더라?’라는 생각이 든다. 예능프로그램이 꼭 시청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방송을 본 후 ‘내가 왜 봤지’라는 느낌은 주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
요즘 웃음 속에서도 강한 메시지로 시청자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기는 예능프로그램이 있다. SBS ‘화신-마음을 지배하는 자’(이하 화신)가 ‘한 줄의 힘’으로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화신’은 초반 ‘풍문으로 들었소’ 코너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가 방송말미 ‘한 줄의 힘’으로 얘기를 정리해주며 임팩트 있게 마무리 하는 것.
‘한 줄의 힘’은 출연자들의 더욱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코너로 한 달 여 방송됐다.

방송인 정선희가 과거 고통스러웠던 날들을 고백하며 ‘내가 너무 힘을 땐 행복한 친구들을 멀리해라’라는 실질적인 경험을 통해 나온 ‘한 줄의 힘’은 많은 시청자들을 울리기도 했다. 자칫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는 40대 여성을 대표해 최화정은 ‘나는 오늘이 제일 예쁘다’라고 당당하게 말해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한 줄의 힘’은 인생을 살며 많은 경험을 한 출연자들만 감동과 여운을 남기는 것이 아니었다. 20대 중반의 이종석은 ‘혼자가 둘보다 재밌다’라고 혼자서도 행복하고 재미있게 지낼 수 있다는 얘기로 공감을 사기도 했다.
지극히 평범하고 식상한 것 같아 보이지만 그래서 시청자들은 공감을 얻고 함께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한다.
심성민 PD는 OSEN에 “‘화신’은 단순히 웃음과 재미만 전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시청자들이 방송을 보고 ‘내가 뭘 봤지?’라고 생각하게 하지 않고 무언가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싶다”며 “출연진과 MC들이 마지막에 정리해주는 ‘한 줄의 힘’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무작정 웃기기만 하는 예능에서 벗어나 출연진의 친근한 사연들을 더해 시청자들을 조금 더 TV 앞으로 끌어당기는 것. 그것이 ‘한 줄의 힘’을 기대하게 만드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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