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제 2의 박지성'은 없었다. 8회 연속이지만 개운치 않은 결과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8일 오후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서 후반 15분 레자 구찬네자드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배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1986년 멕시코월드컵을 기점으로 2014 브라질월드컵까지 내리 본선행에 성공, 브라질(20회, 2014년 대회 자동 진출 포함), 독일(15회), 이탈리아(13회), 아르헨티나(10회), 스페인(9회)에 이어 세계 6번째이자 아시아 최초로 8회 연속 본선행의 위업을 달성했다. 또 지난 1954년 스위스월드컵을 더해 통산 본선행 횟수도 9회로 늘렸다.

그동안 한국과 이란은 백중세의 경기를 펼쳤다. 26전 9승 7무 10패로 이란이 한국에 근소하게 앞서있다. 아시아권팀들 중 한국에 앞서 있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이란과는 매번 혈전을 펼치며 치열한 모습을 선보였다.
최근 5경기만 보더라도 한국은 이란에 뒤져있다. 1승 2무 2패로 부진하다. 지난 2011년 1월 22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11 카타르 아시아컵서 윤빛가람의 결승골에 힘입어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이란전서 한국은 박지성이 항상 큰 역할을 했다. 2009년에 열린 2경기서 모두 무승부를 거뒀는데 박지성이 한국을 패배서 구했다.
첫번째 경기인 이란 원정서 한국은 후반 13분 자바드 네쿠남에게 프리킥 선제골을 내줬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이었다. 선제골을 내줬지만 한국은 박지성이 후반 36분 극적인 헤딩 동점골을 뽑아냈다. 불안했던 상황서 박지성은 한국을 구했다.
4개월 후 열린 경기서도 한국은 이란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후반 6분 이란의 쇼자에이가 선취점을 뽑아냈다. 이란은 절실했다. 승점 3점이 있어야 남아공 월드컵에 진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에는 박지성이 있었다. 원정 경기서와 같이 후반 36분 박지성은 상대 수비 2명을 제치고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트렸다.
박지성의 동점골은 이란의 남아공행 티켓을 찢어 버리는 것과 같았다. 대신 한국은 북한과 함께 남아공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서 한국은 단 한번의 패배를 당했다. 지난해 10월 16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경기서 0-1로 패했다.
비록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서 이란에 패배를 당했지만 한국은 앞서있다. 4승 2무 1패 승점 14점인 한국은 2위 이란(승점 13점)과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1점)에 앞서있다. 따라서 이란은 이번 경기서 최소 무승부 이상을 거둬야 했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이 막말을 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최강희 감독도 이에 화답했다. 그만큼 경기력에 대해 이란은 자신이 없었다. 캐스팅 보드는 한국이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란이 역습을 통해 먼저 전세골을 얻었다. 후반 15분 김영권이 수비진영에서 볼트래핑을 제대로 연결하지 못하며 상대에게 볼을 뺐겼다. 한국은 선제골을 내주며 흔들렸다.
196cm, 187cm의 김신욱과 이동국을 최전방에 내세운 공격진은 낮은 패스 연결이 주였다. 문전으로 볼을 제대로 올리지 못했다. 또 공격수들은 볼을 질질 끌면서 템포를 늦췄다. 손흥민과 지동원은 독일 분데스리가서 보여줬던 임팩트 있는 모습은 없었다. 그저 개인기로 돌파를 시도하다 밀집된 이란 수비진에 막혔다.
결국 그렇게 마무리 됐다. 브라질 월드컵에 진출했지만 아쉬움이 크게 남는 한판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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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