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에서 역적으로’ 천당과 지옥 오간 김영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06.18 23: 05

김영권(23, 광저우 에버그란데 FC)이 이란전 치명적 수비실수를 범했다. 
한국은 18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펼쳐진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이란전에서 0-1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4승 2무 2패, 승점 14점, 골득실 +6)은 이란(승점 16점)에 이어 조2위가 됐다. 그런데 같은 시간 우즈베키스탄(골득실 +5)은 카타르를 5-1로 대파해 역시 승점 14점이 됐다. 이때 골득실에서 +1점이 앞선 한국은 간신히 본선에 진출했다. 
김치우-김영권-김기희-김창수가 포백 라인을 맡은 한국은 전반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선전했다. 하지만 체력을 비축한 이란은 후반전 치고 나왔다. 후반 15분 김영권이 볼컨트롤을 하던 중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공을 가로챈 구차네자드는 30미터를 단독 질주해 골을 뽑아냈다.

김영권은 실수를 만회하려는 듯 부지런히 뛰었다. 후반 31분 혼전상황에서 김영권이 찬 공은 이란수비수의 몸에 맞고 가까스로 골문을 벗어났다. 한국이 얻은 가장 결정적인 기회였다. 김영권은 후반 43분에도 위협적인 헤딩슛을 터트렸지만 골대와 거리가 멀었다.
지난 우즈베키스탄전에서 김영권은 자책골을 유발하는 크로스를 올려 영웅이 됐다. 그 플레이하나로 한국은 소중한 승점 3점을 챙길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우즈베키스탄과 승점 14점으로 같아진 한국은 골득실에서 +1점 차이로 브라질 행을 확정짓게 됐다. 이란전 실수에도 불구하고 김영권이 아니었다면 한국의 월드컵 본선행은 불가능했다는 이야기다.
김영권은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축구팬들의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하지만 누구나 실수는 한다. 본인의 실수로 자책하고 있을 김영권에게 질책보다 따뜻한 격려가 더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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