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는 했지만 '새내기 콤비' 이명주(23, 포항 스틸러스)와 장현수(22, FC 도쿄)의 발견은 소득이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18일 오후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서 후반 15분 레자 구찬네자드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배했다.
한국(승점 14, 골득실 +6)은 이날 패배로 조 선두를 이란(승점 16점)에 내주긴 했지만 카타르를 제압한 우즈베키스탄(승점 14, 골득실 +5)에 골득실에 앞서며 조 2위를 확보, 8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뒷맛이 영 개운치 않은 브라질행이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1986년 멕시코월드컵을 기점으로 2014 브라질월드컵까지 내리 본선행에 성공, 브라질(20회, 2014년 대회 자동 진출 포함), 독일(15회), 이탈리아(13회), 아르헨티나(10회), 스페인(9회)에 이어 세계 6번째이자 아시아 최초로 8회 연속 본선행의 위업을 달성했다. 또 지난 1954년 스위스월드컵을 더해 통산 본선행 횟수도 9회로 늘렸다.
이날 이란은 무승부를 기록해도 조 2위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가능성이 컸다. 이 때문에 수비라인을 내린 채 수비지향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국도 무승부만 해도 조 1위로 월드컵 본선행이 확정지어지지만, 최근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고 홈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섰다.
문제는 중앙 미드필더였다. 공격적인 선수들의 기용으로 미드필더의 숫자가 떨어짐과 동시에 활동량에서도 부담이 많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은 걱정이 적었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데뷔한 이명주가 건재했던 것. 당시 파트너인 박종우(부산)이 경고누적, 김남일이 부상 여파로 출전하지 못했지만, 장현수가 도우미로 나서서 문제가 되지 않았다.
둘의 호흡은 잘 맞았다. 이명주는 폭넓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공·수를 오가며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장현수는 이명주가 편히 움직일 수 있도록 수비에 치중했다. 특히 측면 수비수 김창수와 김치우가 오버래핑을 했을 시에는 빈 공간을 커버해 수비가 안정될 수 있게끔 만들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두 선수의 활약에 중원은 안정됐지만, 이란의 역습과 맞물려 김영권이 실수를 하는 바람에 선제골을 내준 것. 한국은 이란에 내준 한 골을 만회하지 못하고 패배, 조 2위로 최종예선을 마무리 지어야 했다.
결국 이란전의 패배로 한국은 이명주-장현수라는 새내기 콤비를 발견했다는 점이 묻히게 됐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두 선수의 발견은 한국의 중원을 더욱 탄탄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인 만큼 결코 묻혀서는 안될 존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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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수-이명주 / 울산=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