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와 수지의 사랑은 그냥 이뤄질 수는 없는 걸까. 알콩달콩한 러브 모드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도화 커플이 비극적인 운명으로 인해 헤어질 위기에 처했다.
지난 18일 오후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구가의 서’(극본 강은경 연출 신우철, 김정현) 22회에서는 소정법사(김희원 분)로부터 여울(수지 분)과 자신의 관계가 함께 있으면 둘 중 하나는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사실을 듣고 충격을 받는 강치(이승기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강치는 ‘구가의 서’를 찾아 사람이 될 생각으로 들 떠 있었다. 부모의 슬픈 사랑과 최후를 목격하고 가슴앓이를 하기는 했지만, 여울이 곁에 있었기에 여느 때처럼 잘 견뎌내는 모습이었다. 오히려 여울과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하루빨리 사람이 되고자 하는 소원을 이뤄야겠다고 생각한 강치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소정법사를 찾았다.

소정법사는 인간이 되는 방법을 상세히 설명해주면서도 거기에 따르는 위험성을 언급하는 것 역시 잊지 않았다. 특히 그는 “여울이와 늙어가는 게 내 꿈”이라 말하는 강치에게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냐”며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는 게 좋은 인연이다. 피할 수 없으면 둘 중 하나가 죽음에 이를지도 모른다”며 두 사람의 안타까운 인연을 설명하며, 함께 할 경우 여울을 잃을 수도 있음을 경고했다.
한편 여울은 강치가 ‘구가의 서’를 찾기 위해 떠나야 하는 사실을 미리 알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던 상황. 두 사람의 슬픈 운명도 미리 들은 터였다. 때문에 그는 강치에게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제안하고 그의 첫 번째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손수 할 줄도 모르는 밥 짓기에 도전하는 애틋함을 보이기도 했다.

운명의 화살은 기다림이 없었다. 이순신(유동근 분)의 명을 받고 곤(성준 분)과 함께 카케시마(데이비드 맥기니스 분)에게 서찰을 전하는 임무를 수행하던 강치가 자신을 뒤따라 온 여울을 알아채지 못하고, 신수의 힘을 발휘하고 있는 상태에서 칼로 그를 베어 버린 것. 상처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두 사람의 충격은 매우 컸다. 비로소 자신들을 둘러싼 비극적 운명이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간 여러 번의 러브 신을 통해 서로를 너무도 사랑하고 있음을 드러냈던 이들은 어쩔 수 없는 비극적 운명 앞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특히 강치는 자신의 피로 여울의 상처를 치료하려 했으나 한 사람에게 단 한번만 작용하는 신수 피의 치유 작용마저 없었다. 결국 그는 여울에게 “팔에 난 상처로 끝나기 않을 걸. 내가 널 죽게 할지도 몰라”라며 “어쩔 수 없이 너와 인연은 여기까지다”라며 이별을 선언했다.
'구가의 서'는 앞으로 단 2회만을 남겨두고 있다. 어떻게 보면 두 사람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구월령(최진혁 분)과 윤서화(이연희 분)의 사랑이 아름다운 비극으로 끝난 가운데, 자녀 세대인 두 사람의 사랑은 어떻게 끝맺게 될까. 귀추가 주목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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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가의 서'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