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학이 2주 동안의 방황을 마치고 다시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다.
NC는 19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리는 LG와 시즌 7차전에 선발투수로 이재학을 예고, 이재학은 지난 6일 마무리투수로 등판한지 13일 만에 선발투수로 돌아오게 됐다.
올 시즌 이재학은 NC의 토종 에이스투수로 맹활약해왔다. 지난 4월 11일 잠실 LG전에서 역사적 구단 통산 첫 승을 이끄는 등 8경기 47⅓이닝을 소화하며 4승 1패 평균자책점 2.85를 찍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다승왕의 기세를 1군 무대서도 이어갔고 이대로라면 두 자릿수 선발승과 신인왕 가능성도 높았다.

하지만 이재학은 베테랑투수 손민한의 선발 로테이션 합류와 마무리투수들의 집단난조로 인해 보직을 바꿨다. NC 김경문 감독은 지난 4일 SK와 주중 3연전부터 이재학을 불펜 대기시켰다. 당시 김 감독은 “이재학이 뒤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것 자체가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재학이 잇따른 블론세이브에 대한 해답이 될 것으로 바라봤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이재학은 세 번의 불펜 등판서 5이닝 10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5실점으로 흔들렸다. 첫 불펜 등판이었던 6일 SK전에서 1⅓이닝 3피안타 1사사구 1실점으로 불안하더니 13일 KIA전에선 최희섭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아 고개를 숙였다. 가장 최근 불펜 등판이었던 15일 삼성전 또한 세이브는 올렸지만 3⅓이닝 3실점으로 내용면에선 합격점을 줄 수 없었다.
이후 김경문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회의 끝에 이재학을 선발 로테이션에 다시 합류시켰다. 때마침 외국인 선발투수 아담 윌크가 팔꿈치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 선발진에 공백이 생겼고 이재학이 아담의 자리에 들어갔다. 이제 이재학이 할 일은 악몽 같았던 불펜에서의 기억을 지우고 선발투수로 다시 순항하는 것이다.
가능성은 높다, 무엇보다 좋은 기억을 갖고 있는 LG를 상대로 선발 복귀전을 치르기 때문에 부담 없이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2010시즌 프로 통산 첫 승도 LG와 맞붙었을 때 올린 이재학은 올 시즌 LG전에서 2경기 11이닝을 소화하며 2승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 중이다. 분위기 전환을 위한 발판을 놓으려 한다.
물론 LG는 벼르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보여준 무서운 상승세를 이재학을 상대로도 이어가려고 한다. 그동안 이재학의 체인지업에 속수무책으로 당했지만 그만큼 면역이 됐다. 막강 좌타자 라인을 가동해 이재학과의 악연을 끊으려 할 것이다.
보직 변경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시련을 겪은 이재학이 선발투수 복귀와 함께 곧바로 일어날 수 있을지 지켜볼 부분이다.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