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기태 감독은 18일 창원 NC전이 취소된 후 “우리 선수 중 지쳐있는 선수들이 좀 있는데 쉬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며 비로 얻은 이틀 연속 휴식을 반겼다.
최근 5연승·8연속 위닝시리즈로 가파른 상승세에 있지만 꾸준히 이긴 만큼 불펜진 소모도 상당했다. 또한 주키치의 이탈로 선발진이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 마운드 운용에서 이번 장맛비가 호재로 작용할 확률이 높은 것이다.
지난주 전승 또한 우천취소가 원동력이 됐다. LG는 비로 인해 지난 12일 대전 한화전을 쉬었고 그러면서 선발투수 4명으로 일주일을 보냈다. 불펜 운용에도 여유가 생겨 한화와 주중 시리즈에 이어 넥센과 주말 시리즈서도 무리 없이 승리 방정식을 펼쳤다. 야수들 또한 휴식이 도움이 된 듯 공수에서 집중력을 유지했다.

시즌 중반, 본격적인 체력싸움이 시작되는 시점에선 얼마나 하늘의 도움을 받는지도 중요변수다. 전날 불펜투수들을 많이 등판시켰거나 선발투수 매치업에서 열세에 있을 경우, 우천취소는 든든한 지원군이 된다. 특히 LG처럼 마운드에서 불펜진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팀의 경우, 하루 휴식이 일주일의 성적을 좌우한다.
올 시즌 LG 마운드는 평균자책점 3.58을 마크, 리그 1위에 올라있다. 특히 불펜진 평균자책점이 2.95로 9개 구단 중 유일하게 2점대를 찍는 중이다. 유난히 역전승은 많고 역전패는 적은, 강팀의 면모를 보이고 있는 것도 막강 불펜 덕분이다.
하지만 약점도 있다. 불펜 필승조 평균 연령이 30대 중반으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혹사는 없지만 잦은 등판이나 부상이 컨디션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LG 차명석 코치 또한 “불펜진이 나이가 많다. 그만큼 이들의 투구수와 이닝소화에 신경쓰고 있다. 이들의 과부하를 최소화하는 게 코치로서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이다”고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LG는 지난 5월 17일부터 6월 23일까지 11번의 3연전·33경기를 4일 휴식 없이 치르고 있다. 당초 김기태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이때가 올 시즌 LG의 성패를 좌우할 첫 번째 관문으로 여겼다. 그리고 이 기간 19승 7패로 승승장구, 위기를 발판 삼아 높이 치솟았다. 게다가 체력적 한계와 마주할 시점에선 장맛비로 인한 휴식까지 얻었다. LG의 최근 상승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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