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주장하는 외국인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에서 어떤 활약을 했었을까?
대한축구협회와 최강희 감독의 계약기간이 끝나는 가운데 팬들의 관심이 차기 감독으로 몰리고 있다. 홍명보 전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최강희 감독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떠오른 가운데 일부 축구 팬들은 남은 1년을 외국인 감독에게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거스 히딩크, 가장 성공한 감독

아무래도 한국 축구 역사상 한국인과 외국인 감독을 통틀어 성공한 감독은 히딩크 현 안지 마하치칼라 감독일 것이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 2001년 1월부터 지휘봉을 잡아 2002년 한일 월드컵까지 한국을 지휘했다. 시작은 좋지 않았다. 부임 직후 첫 경기였던 칼스버그컵에서 노르웨이에 2-3으로 졌고,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는 프랑스에 0-5, 체코와 친선경기서는 0-5로 져서 오대영이라는 별명이 생기기도 했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을 4강까지 올려 놓아 가장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낸 감독이다. 히딩크는 한국 감독으로 16승 11무 11패를 기록, 42.1%의 승률을 기록했다.
▲ 움베르투 코엘류
코엘류 감독은 히딩크 감독이 사임한 직후 한국을 지도한 인물이다. 월드컵이 끝나고 다음해 2월 한국에 부임한 코엘류 감독을 향해 많은 국민들은 높은 기대감을 표했다. 2002 월드컵으로 인해 국민들이 원하는 수준이 매우 높게 설정된 것. 그래서일까? 코엘류 감독의 행보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코엘류 감독의 첫 경기 상대였던 콜롬비아와 0-0으로 비긴 한국은 다음달 열린 일본과 친선경기서 안방 패배(0-1)를 당했다. 물론 한 달 뒤에 일본 원정서 승리(1-0)로 되갚아줬지만, 이후에도 우루과이-아르헨티나에 잇달아 패배를 기록했다. 이후 한국은 아시안컵 예선에서 베트남에 0-1 패배, 오만에 1-3 패배를 당한 이후 월드컵 예선서 몰디브와 0-0으로 비기고 코엘류 감독을 경질했다. 코엘류 감독은 한국 감독으로 8승 3무 7패를 기록, 44.4%의 승률을 기록했다.

▲ 요하네스 조 본프레레
코엘류 감독의 경질 직후 한국에 부임한 본프레레 감독의 데뷔전은 성공적이었다. 바레인과 친선경기를 2-0으로 승리한 본프레레 감독은 이무 승리와 무승부를 반복했고, 아시안컵에서도 순항을 이어가는 듯 했다. 하지만 아시안컵 8강에서 이란에 3-4로 패배하며 잠시 흔들렸다. 2004년 12월에는 독일과 친선경기서 3-1로 이기며 안정을 찾는 듯 했지만, 월드컵 예선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2패를 하는 바람에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지어놓고 경질을 당했다. 한국 감독으로 본프레레 감독은 11승 8무 6패 44%의 승률을 기록했다.
▲ 딕 아드보카트
본프레레 감독을 경질한 한국은 2006 월드컵을 맡기기 위해 아드보카트 감독을 선임했다. 에인트호벤과 네덜란드 대표팀, 레인저스 등의 사령탑을 지낸 아드보카트의 경력은 화려했다. 그만큼 기대감은 높았다.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가능성도 점쳐졌다. 첫 걸음도 좋았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첫 대결 상대였던 이란을 2-0으로 물리치고, 유럽의 강호 스웨덴과 세르비아-몬테네그로에 1승 1무를 거두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물론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덴마크, 코스타리카에 패배하며 흔들리는 모습도 보였지만, 월드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월드컵에서는 1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조별리그서 탈락하게 됐다. 한국에서의 기록은 10승 5무 5패 승률 50%다.
▲ 핌 베어벡
아드보카트 감독이 떠난 이후 한국은 수석코치였던 베어벡을 감독으로 선임했다. 베어벡 감독이 한국 축구를 잘 알고 있는 만큼 잘 지도할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나온 판단이었다. 하지만 기대감 만큼 베어벡 감독의 성적은 따라오지 않았다. 아시안컵을 준비하면서 한국은 가나에 1-3, 이란에 0-2, 우루과이에 0-2, 네덜란드에 0-2 패배를 당하며 잇단 패배 소식을 전했고, 심지어 아시안컵 조별리그서는 바레인에 1-2로 패배했다. 8강전에서는 이란을 승부차기로 간신히 물리쳤지만, 4강에서 이라크에 승부차기 패배를 당했다. 3-4위전에서 일본을 승부차기 끝에 꺾기는 했지만, 아시안컵 토너먼트 공식 기록은 3무에 불과했다. 결국 베어벡 감독은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한국에서의 기록은 6승 6무 5패 승률 35.3%다.
이외에도 1994년 한국을 맡았던 아나톨리 비쇼베츠 8승 4무 4패의 기록을 남겼다. 외국인 감독들의 성적을 보면 한국인 감독들보다 못한 성적이 많다. 일례로 2014 브라질 월드컵 3차예선 도중 경질 당한 조광래 감독은 12승 6무 3패로 57.1%의 승률을 기록했다. 다른 외국인 감독들과 마찬가지로 월드컵 예선 및 아시안컵 등을 소화했다. 전혀 뒤처지지 않는 성적이다. 또한 결과만 놓고 봤을 때도 히딩크 감독 외에는 내세울 만한 감독은 아무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준 없이 무분별한 외국인 감독 선호는 2002년 이후 2007년까지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한 한국 축구의 재현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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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스 히딩크 감독(위)요하네스 조 본프레레 감독(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