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Mnet 등 다수의 케이블채널을 보유한 CJ E&M 측이 시사다큐 및 예능프로를 통해 시도했던 각종 풍자에 손을 떼는 분위기다. 이는 CJ그룹의 비자금 수사 시점과도 일정부분 일치하고 있어 '모기업의 악재탓'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MBC 아나운서 최일구의 영입과 함께 의욕적으로 론칭을 시도했던 tvN '최일구의 끝장토론'은 무기한 연기됐다. 제작발표회를 대신한 '치맥(치킨과 맥주) 토크'와 2회분 방송 촬영을 마친 시점에서 이례적인 결정이다. 관계자는 "내부사정으로 잠정 연기한다"며 구체적인 이유를 언급하지 못했다.
이미 최일구 전 앵커가 투입된 'SNL코리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그간 기업과 정부의 사건사고를 위트있게 풍자하며 일침했던 '위캔드 업데이트'는 CJ그룹 비자금 사건에 대해 연일 침묵하고 있으며, 정치와 기업과는 무관한 국내뉴스 혹은 국외뉴스를 다루는데 그치며 한계성을 드러냈다.

현직 대통령도 과감하게 비꼬는 정치풍자로 큰 인기를 누렸던 코너 '글로벌 텔레토비'는 아예 자취를 감췄다. 제작진은 "소재 고갈"을 공식적인 이유로 내세웠으나, 남북한 이슈가 각종 정치 뉴스 1면을 장식하는 요즘 납득하기 힘든 답변이다

정치, 경제, 문화, 엔터테인먼트, 스포츠 등 사회 각 분야에서 이슈를 만든 인물을 초청해 인터뷰하는 '백지연의 피플인사이드' 게스트 변화도 눈에 띈다.
'민주화 운동의 어머니'로 불리는 아웅산 수치를 비롯해 박원순 서울시장, 통합진보당 유시민 전 대표 등을 초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백지연은 최근 한 달간 신화, 포미닛, 김창완, 왕가위 감독, '보이스코리아 TOP4' 등 컴백 가수 및 문화계 인사로 축소된 느낌이 역력하다. 그나마 문화계 외 인사로 지난 11일 초대됐던 강은희 새누리당 의원, 김병도 서울대학교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의 창조경제의 긍정적인 부분에 대화의 초점을 맞췄다.
19일 오전 한 매체는 CJ E&M 계열 케이블채널에서 뉴스 형식을 빌린 시사다큐 프로그램이 기획 중 무산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tvN 콘텐츠 기획담당 이덕재 국장은 OSEN과의 통화에서 "논의된 바 없다. 당분간 뉴스 성격의 프로그램은 절대 나오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유사보도 프로그램 편성 가능성 자체를 일축한 셈이다.
이런 현상이 지난달 21일 시작된 검찰의 CJ그룹의 비자금 수사에 대한 결과물이라고 연결짓기는 물론 힘들다. 하지만 CJ E&M 채널들이 그동안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시사풍자 등으로 다양한 이슈를 만들고 관심을 집중시켰던 만큼 갑작스럽게 사회 풍자가 하나둘 사라지는 시점이 오해를 불러 일으킬 여지는 다분하다. CJ E&M이 지속적으로 시사예능에 힘을 덜고, 예능 및 드라마에 힘을 집중하게 될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gat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