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종(24)이 마침내 정식으로 LG 선수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LG 구단은 18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이형종을 선수등록 시켰다. 이로써 이형종은 지난해 11월 LG에 합류한 이후 8개월 만에 1·2군 경기 출장이 가능해졌다.
사실 이형종의 선수 등록은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졌다. LG 김기태 감독은 지난 7일만 해도 “이형종은 올해는 기대하지 않으려 한다. 이제는 자기 힘으로 직접 해야 할 때다. 예전처럼 오냐오냐 안된다”고 말한 바 있다. 물론 김 감독의 이러한 발언이 이형종의 선수명단 등록 여부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시즌 후 2차 드래프트나 FA 영입시 보호선수 명단을 짜야하는 것을 염두에 두면, 이형종의 선수등록이 내년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보였다.

이에 대해 차명석 투수코치는 “2군에서 훈련태도가 좋다는 보고가 꾸준히 올라왔다. 감독님께 등록이 너무 늦어지면 동기부여나 사기 진작 측면에서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씀드렸다”며 “일단 2군 경기를 통해 몸을 만들고 경험을 쌓게 해야 한다고 봤다”고 이형종의 선수 등록 배경을 전했다.
송구홍 운영팀장 또한 이형종에 대해 “태도가 좋고 구위도 많이 올라왔다는 보고를 받았다. 무엇보다 하고자하는 마음이 강해보이더라”며 “언젠가 잠실구장 테이블석 뒤쪽에서 형종이가 1군 경기를 보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당시 류제국 선발 등판 경기였는데 그라운드에 나가서 던지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형종이는 재활군부터 류제국과 함께 했고 류제국을 롤모델 삼아 훈련했다. 류제국의 활약이 큰 자극이 됐나보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형종은 올해 2월 진주캠프부터 막 입단한 류제국과 함께 땀방울을 쏟았다. 당시 류제국은 “형종이 덕분에 팀에 빨리 적응하고 있다. 형종이가 없었으면 정말 힘들었을 것이다”며 재활과 훈련을 이형종과 함께 하고 있다고 했었다 두 선수 모두 아마추어 시절 초고교급 활약을 펼친 것에 반해 프로서 우여곡절을 겪은 만큼, 서로 의기투합하며 몸 상태를 빨리 끌어올렸다.
류제국은 지난 5월 19일 잠실 KIA전에서 한국프로야구 데뷔전을 치렀고 5경기 29이닝을 소화하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 중이다. 무엇보다 LG는 류제국의 합류로 선발진이 향상됐고 류제국 데뷔전 이후 19승 5패로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앞으로 이형종은 2군 경기 선발 등판을 통해 꾸준히 페이스를 끌어올릴 계획. 차 코치는 “아직 이형종이 던지는 모습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일단 2군에선 꾸준히 선발투수로 나간다. 올 시즌 내로 1군 무대에 등판하기는 힘들 수 있지만 선발투수 보직을 맡기려고 한다”고 했다.
한편 차 코치는 시즌 후 2차 드래프트와 관련해서도 “다 생각해 뒀다. 40인 보호명단에 포함시킬 것이다”며 이형종을 확실한 미래 전력으로 판단하고 있음을 밝혔다.
이형종은 2008년 신인 최다 계약금 4억3000만원을 받고 LG 유니폼을 입었다. 고교시절 150km를 상회하는 직구와 각도 큰 슬라이더로 일찍이 당해 최고 유망주로 꼽혔다. 그러나 이형종은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수술과 재활이 반복됐고 프로 입단 후 3년 동안 1군에서 단 2경기만 나왔다. 이후 LG와 갈등 끝에 2010시즌 도중 팀에서 이탈, 이전까지 임의탈퇴 신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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