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더리퍼' 정동하 "성민·창민, 무릎연기에 내공 담겨"[인터뷰]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3.07.04 17: 08

록밴드 부활의 보컬 정동하가 벌써 세 번째, 뮤지컬 '잭더리퍼'에 출연하며 입지를 탄탄히 다져나가고 있다.
그는 사랑에 흠뻑 빠져든 순진무구한 청년에서 광기에 찬 인간으로 극심한 감정의 변화를 그려야 하는 다니엘 역을 맡아 무대에 오르고 있다. '잭더리퍼'는 영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연쇄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매춘부 글로리아와 사랑에 빠진 다니엘이 그녀를 살리기 위해 살인마 잭과 모종의 거래를 하면서 절정으로 치닫는 내용이다.
“뮤지컬을 꿈꾼 건 오래된 일인데 ‘노트르담 드 파리’를 본 게 계기가 됐죠. 발성 등을 탐구하기도 했었고요. 올해 초에 ‘요셉 어메이징’이라는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뮤지컬에 도전 했어요. 개인적으로는 모 아니면 도였죠. 욕을 먹거나 인정을 받거나. 후자를 위해서 노력 많이 했습니다.”

‘잭더리퍼’에서 정동하는 성민, 이창민, 박진우와 함께 다니엘 역을 소화하고 있다. 네 명의 다니엘이 가지고 있는 개성이 제각각인 만큼 강점으로 내세우는 장기도 모두 다르다.
“창민이는 발라드는 특화된 가수잖아요. 글로리아와 듀엣을 할 때 정말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른다는 느낌을 줘요. 성민이는 지난 번에도 '잭더리퍼'를 했었기 때문에 여유가 느껴지더라고요. 그만큼 안정감 있게 연기를 풀어나가고요. 진우는 역시 뮤지컬 배우로서 앙상블로 쌓아온 내공이라는 게 있더라고요. 저요? 저는 로커다보니 잭으로 변신할 때 가장  거친 에너지가 분출이 잘 되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쑥스럽네요. 하하."
뮤지컬 배우로 두각을 보이고 있는 정동하지만 평소에는 감정 표현에 인색한 편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노래에 몰입하기 위해서 연기를 배우기 시작한 그는 이제 어엿한 배우가 돼 관객의 감정까지 좌지우지 하는 입장이 됐다.
"슬픈 노래를 슬프게 전달하고 싶어서 연기를 배웠어요. 내가 슬픈 것처럼 나 자신을 속이게 되면 그 모습을 보는 사람에게는 내 모습이 진실이 되니까요. 감정의 폭이 좁은 편이었는데 연기를 배우니 눈물도 흘리게 되더라고요. 뮤지컬은요, 제작진, 배우들하고 같이 축구를 하는 느낌이 들어요. 작품을 구성하는 부분 부분들이 만나서 또 다른 느낌을 만들어내는 기분이 참 좋죠."
매번 무대에 오를 때마다 힘이 난다고 하지만 정동하도 소화하기 까다로운 동작이 있다. 바로 털썩 무릎을 꿇는 장면이다. 통증을 덜 수 있는 방법을 여러 방면으로 고민해봤지만 결론은 성실하게 '돌직구로 고통과 직면하자'였다.
"관록이 있는 성민이는 노하우가 많이 쌓였더라고요. 무릎을 꿇으면서 앞으로 몸을 밀면 좀 덜 아프대요. 아니면 손으로 먼저 땅을 짚고 무릎을 꿇으면 좀 괜찮다고도 하고요. 제가 해봤는데 객석에서 봤을 때 절을 하는 것 같아서 안되겠더라고요. 성민이는 잘하던데….(웃음) 창민이는 운동을 많이 해서 허벅지, 종아리가 두꺼워요. 그래서 무릎 보호대를 대도 티가 안 나더라고요. 무릎 연기를 하기에 축복 받은 몸인 거죠. 저는 이도저도 안되니까 그냥 아파야 해요."
막내의 뮤지컬 무대는 부활 형님들에게도 큰 관심사다. 서재혁(베이스)은 일찌감치 공연장을 다녀갔고 김태원 역시 일정이 허락하는 대로 보러가겠노라 약속했다.
"형님들께서 제가 발연기를 할 줄 알았는데 아니라고 하시더라고요. 특히 재혁 형님은 와서 큰 감동하고 돌아가셨어요.(웃음) 저는 누구에게든 자신있게 '잭더리퍼'를 추천할 수 있어요. 객석에서 공연을 여러 차례 봤는데 무대가 열렸다 닫히면 완전히 다른 공간이 돼 있어요. 세트, 조명 등 색감도 좋고 뮤지컬이 아니라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드실 거예요. 스토리도 탄탄하죠. 지금 고를 수 있는 베스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많이 관심 가져주세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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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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