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신데렐라로 떠오른 이명주(23, 포항). 황선홍 포항 감독을 비롯한 동료들은 이미 그의 활약을 예견한 듯했다.
포항은 올 시즌 국내 선수들로만 진용을 꾸리고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K리그 클래식 전반기 14경기서 8승 5무 1패(승점 29점)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깨지긴 했지만 지난 시즌부터 이어오던 무패행진을 19경기까지 늘렸다.
포항은 지난 12일부터 경기도 가평에서 더 큰 미래를 그리고 있다. 후반기를 위해 수장 황선홍 감독을 필두로 구슬땀을 흘리는 데 여념이 없다. 대학 팀과 가진 3차례 연습 경기서도 선수들을 고루 기용하며 대승을 거뒀다.

전지훈련에 A대표팀 차출과 부상 등으로 몇몇 빠진 이들이 있다. A대표팀 중원의 샛별로 떠오른 이명주도 그 중 하나다. 이명주는 우즈벡전서 기성용 구자철의 공백을 완벽히 메우며 성공적인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팀은 패했지만 이란전까지 활약을 이어갔다.
황 감독은 앞서 "겸손해라. 초심을 잃지 말아라. 당당하게 하고 오라"고 제자에게 힘을 건넸다. 은사의 힘을 받은 이명주도 훨훨 날았다. 가평에서 만난 황 감독은 이에 대해 "잘한 건 분명하다. 우리 선수라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니고 A매치 데뷔전치고는 상당히 훌륭했다"고 애제자의 활약을 흡족히 바라봤다.
하지만 이내 한국 축구의 레전드다운 날카로운 조언도 건넸다. "기성용 구자철과 비교해 이제 한 발 내디딘 상황이다.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두 선수처럼 탑 클래스의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압박을 이겨내야 한다"는 황 감독은 "나도 많이 도와주겠지만 심리적인 부분 등 여러 가지를 잘 컨트롤해야 한다. 지금부터가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제자의 앞날을 기원했다.
이명주와 함께 포항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는 황진성 조찬호 신진호도 뜻을 같이 했다. 황진성은 "명주는 포항에서 잘했기 때문에 대표팀에 간 것이다. 거기서도 잘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잘할 것이라 믿고 있다"고 힘을 실었다.
팀 내 최다골을 기록 중인 조찬호도 "명주는 당연히 국가대표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명주에게도 이 부분에 대해 항상 말하곤 했었다"면서 "나이는 나보다 어린 선수지만 기술적으로 정신적으로 참 배울 게 많은 선수다"라고 극찬을 보냈다.
출중한 기량과 외모를 두루 갖춘 신진호도 거들었다. "사실 이번에 후배인 명주가 대표팀을 가면서 기자들에게 '기분이 어떻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는네 '안좋다(웃음)'라고 대답했다"라고 농을 던지면서 "명주가 포항에서 잘하고 있어 나를 비롯한 모든 동료 선수들이 '명주가 대표팀에 한 번 갔으면 좋겠다'라는 얘기를 많이 했다. 나도 자극을 많이 받았다"며 후배를 향한 극진한 사랑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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