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자들' 시크 한효주·악역 정우성, 갈아입은 '맞춤복'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3.06.19 18: 19

단아한 여배우 한효주는 시크하게, 젠틀맨의 정석인 배우 정우성은 원샷원킬에 능한 악역으로 맞춤복을 입었다.
두 배우의 변신으로 관심을 모은 영화 ‘감시자들’(조의석, 김병서 감독)이 19일 CGV 왕십리에서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영화는 변신이라는 단어가 무색할만큼 극중 각각 여자경찰과 범죄조직 리더로 분한 한효주와 정우성의 맞춤연기가 극에 자연스레 밀착되며 흡인력 있는 극 전개를 펼쳐나간다. 여기에 배우 설경구 역시 기존 그가 가진 형사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캐릭터로 분해 세 배우는 모자라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자기 몫을 해낸 것은 물론 조화를 이루며 영화 보는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영화는 경찰 내 특수조직인 감시반 수장 황반장(설경구 분)이 신참 하윤주(한효주 분)를 팀에 합류시키는 것으로 시작된다. 남다른 기억력을 지닌 윤주는 스캔하듯 본 것을 모두 암기하고, 대상의 움직임을 그림자처럼 포착하는 것이 임무인 감시반에 적역으로 낙점되며 경찰 생활에 돌입한다.
감시반이 쫓는 대상은 은행금고털이를 비롯해 비리 장부를 빼내는 데 귀신같은 솜씨를 발휘하는 범죄조직. 이들은 그림자(정우성 분)라고 불리는 리더를 중심으로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경찰을 번번히 물먹이고, 이때부터 감시반과 조직간의 지난한 사투가 시작된다.
감시반이 보고 들은 정보를 수집해 상황통제실에서 각 팀원의 위치 설정을 기가 막히게 해내며 조직력을 과시한다면, 범죄조직은 모든 상황을 홀로 파악하고 통제하는 리더 그림자에 의해 움직이며 치열한 지략대결을 펼친다. 그림자로 분한 정우성은 이 과정에서 빌딩 옥상을 주무대로 전지적 능력을 발휘하며 안티 캐릭터임에도 변함없는 매력을 뽐낸다. 하지만 이 같은 모습은 그가 필살기와도 같은 펜놀림을 선보인 이후 그가 맡은 배역이 극에 갈등과 긴장감을 유발하는 강력한 안티 캐릭터임을 실감케 하며 정우성의 악역 변신에 한 번 더 눈을 돌리게 한다. 영화 막바지 그가 황반장과 하윤주와 일대일로 마주한 자체로 화면엔 긴장감이 감돈다.
한효주는 영화에서 그림자를 잡는 데 악전고투를 펼치는 하윤주 역을 맡아 신참의 패기와 공포감에 질려 좌절하다 다시 무릎에 힘을 주는 등 성장하는 모습을 물 흐르듯 자연스레 연기한다.
영화는 범죄조직의 신출귀몰한 행적 보다는 감시반의 일상과 수사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실제로는 없는 가상의 조직이자 범죄자를 직접 체포하는 것이 아닌 행적만 쫓는다는 감시반의 설정이 독특한 만큼 그 과정은 충분히 흥미롭다. 또한 이를 그리는 방식 역시 감시반의 공무수행 과정만큼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드라이한듯 하지만 타이트한 연출력이 배우들의 호연과 만나 영화에 날개를 달았다.
7월 4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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