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빨리 승부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심판의 손이 올라가지 않았다. 결과론적으로는 투구수가 불어나며 류현진의 괴롭혔다. 다소간의 아쉬움을 남긴 판정이었다.
류현진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6이닝 동안 111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3실점했다. 비록 시즌 7승 도전에는 다시 실패했지만 시즌 11번째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자신의 몫은 충분히 한 경기였다. 전날(19일) 비가 내리며 경기가 연기됐다는 측면에서 류현진의 투구는 분명 긍정적인 구석이 많았다.
다소 아쉬웠던 점은 장타 2개가 모두 점수로 이어졌다는 점, 그리고 투구수가 많아 6이닝 소화에 그쳤다는 점이었다. 그런 측면에서 5회 앤디 플레처 주심의 판정은 류현진으로서는 안타까웠다. 류현진은 5회 선두타자 스튜어트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그 후 가드너와 상대한 류현진은 볼카운트 2B-2S에서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회심의 직구를 던졌다. 그러나 플레처 주심의 손은 올라가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게임데이에서 제공하는 투구추적시스템에도 바깥쪽에 꽉 찬 스트라이크로 판독됐다. 결국 기사회생(?)한 가드너는 6구째 류현진의 슬라이더를 건드려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로 출루했다. 류현진으로서는 심리적으로 타격을 받을 만한 상황이었다.
이후 닉스의 희생번트, 카노의 고의사구로 1사 만루 위기에 처한 류현진은 웰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한숨을 돌렸다. 그런데 2사 만루에서 상대한 닐의 타석에도 다소 아쉬운 판정이 나왔다. 1B-2S에서 가운데로 형성되는 직구를 던졌으나 플레처 주심은 볼을 선언했다. 포수 엘리스도, 투수 류현진도 삼진을 확신한 공이었다. 비록 이후 닐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지만 찜찜한 장면이었다.
현지 중계진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LA 다저스 측 전담 중계진은 닐의 5구째 공을 두고 “3번째 스트라이크 콜을 해야 한다. 엘리스도 확신하고 있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어쨌든 역설적으로 류현진의 의연함이 돋보이기도 했다. 중요한 순간 두 차례 손해를 봤지만 침착하게 무실점으로 막으며 당당하게 마운드를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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