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날드 벨리사리오(31)는 언제쯤 류현진(26, LA 다저스)의 도우미가 될 수 있을까. 적어도 아직까지는 아닌 것 같다.
류현진은 20일(이하 한국시간)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6이닝 동안 111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3실점했다. 비교적 호투한 경기였지만 타선이 류현진을 돕지 못한 탓에 패전 요건을 면하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고질병으로 손꼽히는 불펜도 류현진을 도와주지 못했다. 사실 2-3으로 1점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간 류현진이었다. 1점은 한 방으로도 만회가 가능한 점수다. 류현진이 패전을 면할 기회는 남아 있었다. 그러나 불펜이 버티기는커녕 7회 3실점하며 오히려 다저스의 추격 의지를 끊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불운하게도 또 벨리사리오가 있었다. 류현진의 승리를 날리거나 남긴 주자에 어김없이 홈을 허용하며 아쉬움을 남겼던 벨리사리오는 이날도 자신의 미안함을 덜어내지 못했다.

다저스는 류현진이 마운드를 내려간 7회 하웰을 올렸다. 그러나 1사 후 안타 2개를 허용하며 1사 1,2루에 몰렸다. 여기서 다저스의 선택은 벨리사리오였다. 모두가 불안해했고 이는 곧 현실이 됐다. 벨리사리오는 웰스를 투수 앞 땅볼로 유도하는 듯 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당황한 벨리사리오는 1루 송구를 포기한 채 멍하니 서 있다 뒤늦게 2루로 던졌으나 공이 빠지며 2루 주자 닉스에게 홈을 허용했다.
한꺼번에 실책 2개가 올라간 최악의 플레이였다. 다저스의 추격 분위기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결국 벨리사리오는 다음 타자 닐에게 던진 몸쪽 공이 사구로 이어졌다.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다저스 벤치는 더 이상 인내심을 가지지 못했다. 결국 불을 끄기 위해 올라온 벨리사리오가 불만 더 활활 타오르게 한 셈이다. 현지 중계진도 "웰스의 타구를 병살로 연결하지 못한 벨리사리오의 2실책이 팀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만약 벨리사리오가 침착하게 타자라도 1루에서 잡을 수 있었다면 양상은 달라질 수 있었다. 2사 후라 아웃카운트 하나면 위기를 넘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벨리사리오의 실책으로 그 시나리오는 물거품이 됐다. 결국 다저스는 벨리사리오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로드리게스가 이치로에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7회에만 3실점했다. 다저스가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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