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에 활력을 불어넣는 배우들이 안방극장을 즐겁게 만들고 있다. 극 중 갈등을 유발하고 있지만 연기는 연기일 뿐, 역할과 실제 모습이 다른 배우들이 누가 있을까?
MBC 수목드라마 ‘여왕의 교실’은 고현정이 연기하는 마여진 선생이 있다. 그는 산들초등학교 6학년 3반 아이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존재. 마선생의 카리스마에 아이들은 말을 걸지도 다가가지도 못한다. 그러나 OK사인이 떨어지면 고현정은 카리스마 마선생에서 다정한 선배님으로 완벽 변신한다.
실제로 심하나 역의 김향기는 “고현정 선배님은 연기할 때는 무섭지만 평소에는 정이 정말 많으신 분이다. 연기를 할 때도 부족한 점이 있으면 친절하게 조언도 해주신다”라고 밝혔다. 고현정은 더위에 고생하는 아이들에게 ‘여왕표 밥차’와 ‘손목시계’를 선물해 아이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은보미 역의 서신애는 “어떤 선생님이 제일 잘해주시냐”는 질문에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고현정 선생님”이라고 답해 고현정을 흐뭇하게 하기도 했다.
MBC 주말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에서 영악한 둘째 며느리 성은 역으로 출연중인 이수경은 동료 배우들이 “어떻게 악역 연기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로 정반대의 성격을 가졌다. 연출자인 이형선 PD 역시 “이수경 씨는 지나칠 정도로 착하다”라며 “그래서 사실 캐스팅 당시 악역을 잘해낼 수 있을까 걱정했다”라고 속마음을 밝히기도 했다.
이수경은 “성은 역할을 위해 일부러 주변 사람들에게 반대의견을 내기도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악역을 위한 이수경의 노력 덕분인지 “요즘은 웃는 모습마저 밉다고들 하시더라. 그래도 기분 좋다”라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수목드라마 ‘여왕의 교실’에 출연중인 서신애는 극중 은보미와 전혀 다른 성격을 가졌다. 촬영장에서 깔깔거리는 웃음소리가 나면 그곳에는 필시 서신애와 천보근이 있다. MBC 라디오 ‘신동의 심심타파’에서 서신애는 “극중 은따인 은보미와 나의 실제 모습은 정말 다르다. 오히려 김향기가 연기하는 심하나 역할이 나와 비슷하다”라고 밝힌 적이 있다. 하지만 모든 일에 자신 없고 의기소침한 은보미 역할을 완벽히 소화하며 역할에 몰입할 줄 아는 배우의 모습을 보여준다.
고현정, 이수경, 서신애가 연기력으로 독한 캐릭터를 소화하고 있다면 캐릭터와 실제 생활이 비슷한 배우들도 있다.
‘여왕의 교실’ 천보근은 능청스러운 말투와 장난끼 가득한 성격이 오동구와 쏙 빼닮았다. 실제로 출연배우들 중 가장 막내인 천보근은 누나들에게 장난을 치고 촬영 현장에서 춤을 추는 등 귀여움을 독차지 하고 있다. 제작발표회와 ‘신동의 심심타파’ 출연 당시 거침없는 말솜씨로 예능감을 뽐내기도 했다. 서신애는 “천보근이 끼가 정말 많다”며 부러워하기도 했다.
‘금나와라 뚝딱’ 정몽현 역의 백진희는 극 초반 부잣집 아들인 현태와 사랑 없는 결혼을 감행하고 현태가 내연녀를 만나는 사실을 알면서도 속으로 삭히는 등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알고 보면 사랑 없는 결혼과 남편에 대한 기다림은 가족과 남편을 배려하는 속 깊은 몽현의 성격을 보여준다. 착하기만 한 몽현이지만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할 때는 똑 부러진다.
자신을 괴롭히는 둘째 형님인 성은에게 “그만 좀 하시라”며 일침을 가하기도 하고, 남편 현태에게 청산유수의 말솜씨로 조언을 하기도 한다. 함께 촬영을 하는 동료 배우들은 조용하지만 조근조근 할 말 다하는 모습이 백진희의 실제 모습과 많이 닮았다고 입을 모은다.
MBC 일일드라마 ‘구암 허준’에는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는 사냥꾼, 구일서 역으로 출연하고 있는 박철민은 실제로도 재치 있는 말솜씨와 유머감각으로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한다. 박철민은 유쾌하고 재미있는 모습 뿐만 아니라 잔정이 많아서 선후배 배우들의 인심을 얻고 있는 모습도 구일서와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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