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이 밝힌 옥스프링의 변화상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6.20 10: 50

“LG 있을 때와의 지금의 변화라. 일단 그 때가 젊었으니 더 낫지 않았나”.(웃음)
부담을 벗고 버릇 노출 약점도 떨치며 에이스로 환골탈태한 베테랑 외국인 투수. 감독은 5~6년 전과의 변화상에 묻자 힘이 떨어진 대신 구종 옵션이 늘어났음을 꼽았다. 김시진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선발 에이스로 자리한 호주 출신 우완 크리스 옥스프링(36)에 대해 이야기했다.
무릎 부상으로 퇴출된 스캇 리치몬드를 대신해 시즌 개막을 앞두고 롯데의 새 외국인 투수로 한국 땅을 다시 밟은 옥스프링은 시즌 초반 버릇 노출과 구위 저하 등으로 인해 4월 한 달간 4경기 1승3패 평균자책점 5.23으로 고전하는 등 2군에 다녀오기도 했다. 그러나 2군에서 1군으로 돌아온 뒤 5월 5승무패 평균자책점 2.72로 훨훨 나는 등 올 시즌 12경기 7승3패 평균자책점 3.56으로 활약 중이다.

동료 셰인 유먼이 지난해 만큼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가운데 옥스프링의 활약은 롯데의 믿는 구석이다. 사실 옥스프링은 지난 2007년 7월 팀 하리칼라를 대신해 LG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가세한 뒤 2008년 10승10패 평균자책점 3.93으로 봉중근과 함께 ‘봉옥 원투펀치’로 분전했다. 그러나 2009년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결국 한국을 아쉽게 떠난 뒤 수술대에 올랐다.
4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옥스프링의 변화상. 옥스프링이 2007~2008시즌 LG에서 뛸 당시 김 감독은 현대 유니콘스 지휘봉을 잡은 데 이어 2008년에는 KBO 경기 감독관으로 재직했던 바 있다. 밖에서 봤던 옥스프링과 지금 함께하고 있는 옥스프링의 변화점은 무엇인지 질문했다.
“일단 젊었을 때의 구위가 훨씬 좋지 않았겠는가.(웃음) 지금은 우리 나이로 서른 일곱 투수인데 구위로 윽박지르는 스타일은 아니고. 대신 지금 우리 팀에 와서는 컷패스트볼 구사 빈도가 굉장히 많아졌다. 그만큼 기교가 좋아졌다”.
사실 옥스프링은 이전에도 투심-커터 등 패스트볼 계열의 구종을 던질 줄 알았으나 주 투구패턴은 직구-너클성 커브였다. 그러나 2009시즌 개막 전 팔꿈치 부상으로 고역을 치렀다. 당시 호주 WBC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롭 디블 감독은 “수술 없이 재활 치료를 한다면 옥스프링의 선수 생명은 2년 정도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수술을 받는다면 5~6년 이상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수술 쪽으로 권유한 바 있다.
그리고 옥스프링은 수술을 택한 뒤 돌아온 한국에서 기교파로 변모했다. 148km의 직구까지 던질 정도로 아직 구위도 괜찮은 데다 커터 비율을 높이면서 범타 유도 능력이 좋아졌다. 최효석 부산 MBC 해설위원 또한 옥스프링의 변화에 대해 “초반 노출하던 투구 버릇을 수정했고 힘의 집중도가 떨어졌던 것과 달리 지금은 안정감을 찾아 편하게 던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비결”이라고 밝혔다.
베테랑 투수들은 힘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젊었을 때와 달리 보다 편안한 투구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는 경우가 있다. 김 감독이 꼽은 옥스프링의 부활 이유는 바로 힘이 아닌 기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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