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황당' 케이로스, 최강희 사임 소식에 "슬프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6.20 10: 53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의 황당한 언행은 한국을 떠나는 순간까지 계속됐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8일 오후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서 후반 15분 레자 구차네자드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배했다.
한국(승점 14, 골득실 +6)은 이날 패배로 조 선두를 이란(승점 16점)에 내주긴 했지만 카타르를 제압한 우즈베키스탄(승점 14, 골득실 +4)에 골득실에 앞서며 조 2위를 확보, 8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뒷맛이 영 개운치 않은 브라질행이었다.

반면 조 1위로 월드컵 본선행을 결정지은 이란은 적지에서 기쁨을 숨기지 않고 과열된 세리머니를 펼쳐 눈총을 받았다. 특히 경기 전부터 최강희 감독을 겨냥해 독설과 설전을 펼쳐온 케이로스 감독은 이날 승리를 거둔 후 기쁨에 도취돼 한국 벤치 앞으로 다가와 최 감독 앞에서 주먹을 하늘로 뻗는 이른바 '감자 세리머니'로 한국 팬들의 공분을 샀다.
최 감독의 얼굴과 우즈베키스탄의 유니폼을 합성한 사진을 티셔츠에 붙이고 활짝 웃는 사진에 주먹감자 세리머니까지 마음껏 펼쳐놓고 입으로는 "장난이었다. 한국을 존중한다. 우리는 전쟁을 하러 온 것이 아니다. 한국은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되풀이한 케이로스 감독의 행동은 결코 세계적인 지도자의 수준이 아니었다.
20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케이로스 감독은 출국 직전 공항에서 최 감독의 사임 소식을 듣고 "슬프다. 같은 감독으로서 우리는 서로 경의를 가져야만 한다. 승자가 있으면 패자도 있는 법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를 존중하는 일"이라고 전했다.
또한 주먹감자 세리머니 등으로 한국을 도발하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도발 같은 것은)아무 것도 없었다. 나는 그저 우리의 월드컵 본선 진출을 축하한 것 뿐"이라고 능청스럽게 받아넘겼다. 앞뒤가 맞지 않는 언행에 끝까지 황당함만을 남기고 간 케이로스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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