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에 나오는 투수가 마무리투수다. 특정 투수가 마무리를 맡는다고 이야기하면 선수들이 힘들어하는 것 같다. 사실 나도 힘든데 나가서 뛰는 선수들은 더 힘들 것이다.”
NC 김경문 감독은 19일 LG와 홈경기를 앞두고 마무리투수 자리를 비밀에 부쳤다. 좀처럼 적합한 마무리투수를 찾지 못하고 있지만 선수들에게 이 부담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었다.
이달 초 김 감독은 토종 에이스투수 이재학에게 클로저를 맡겼지만 이재학에게는 맞지 않는 옷이었다. 이재학은 세 번의 불펜 등판서 5이닝 10피안타(1피홈런) 3탈삼진 5실점으로 흔들렸다. 결국 이재학은 다시 선발진에 합류했다.

선발투수로 돌아온 이재학은 곧바로 부활했다. LG를 상대로 6이닝 9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5승을 바라봤다. 그리고 이후 NC 마운드에 짙은 그림자가 나타났다. NC는 이재학의 호투로 얻은 1점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불펜 총력전을 펼쳤다. 최근 컨디션이 좋은 투수들을 집중 투입, 7회 임창민을 올렸고 8회에는 이상민 이태양 김진성이 등판했다. 좌투수 이상민이 LG 좌타자 오지환과 김용의를 연속 삼진 처리할 때까지만 해도 마운드 운용은 순조로웠다.
하지만 이상민이 박용택에게 내야안타를 맞았고 이태양이 정의윤에게 중전안타를 맞으며 불길한 기운이 돌기 시작했다. 끝내 NC는 김진성이 이병규와 정성훈에게 백투백 홈런을 허용, 시즌 9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하고 말았다.
NC는 올 시즌 개막에 앞서 지난해 퓨처스리그부터 마무리를 맡았던 김진성을 내세웠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4월말부터는 2년차 파이어볼러 이민호가 마무리투수로 마운드에 올랐지만 해답이 되지 못했다. 반환점도 찍지 않았는데 벌써 네 번째 마무리투수를 구해야하는 상황이다. 그만큼 김 감독은 마무리투수 보직에 있어 신중할 수밖에 없다.
일단 김 감독은 “마무리투수 문제는 결국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다. 올 시즌 내내 마무리 자리에서 막아보고 성적이 쌓이면서 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마무리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좋은 구위를 지닌 투수들이 많은 만큼, 세이브만 올리면 자연스레 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NC는 무섭게 치고 나갈 저력을 갖춰가고 있다. 5월부터 득점권 타율 3할1푼4리로 리그에서 가장 강한 집중력을 뽐내는 중이다. 선발진 퀄리티스타트도 31회로 리그 1위다. 야수진 실책 41개로 롯데 다음으로 많지만 5월 이후에는 LG 다음으로 적은 16개를 기록하고 있다. 이제 마무리란 마지막 조각만 찾으면 팀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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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