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 고현정, 대체 저러는 이유가 뭐야?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6.20 17: 41

MBC 수목드라마 '여왕의 교실'(극본 김원석, 김은희, 연출 이동윤 /제작 MBC, IOK미디어)을 이끌어가는 동력 중 하나는 주인공 마여진 선생(고현정)에 대한 '왜'라는 궁금증이다.
'여왕의 교실'은 서슬 퍼런 '마녀 선생' 선생 마여진이 6학년 3반 학생들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교육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
마여진은 아이들에게 인신공격 같은 독설도 서슴지 않고, 교육자라고는 믿기지 않는 모욕을 주기도 한다. 같은 반 아이들 앞에서 동구(천보근)에게 "널 버리고 떠난 엄마랑 연락 하냐. 10대 미혼모였던 네 엄마는 네 아빠가 교도소를 들락거리자 외할아버지께 널 맡기고 다른 남자랑 떠났다. 엄마는 술에 취해 '내 인생은 너 때문에 엉망이 됐어. 너 같은 거 낳고 싶지 않았어’'라고 했을 거다. 넌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어 옛날 코미디언 흉내나 내는 겁쟁이다"라고 공격하는 잔인한 모습을 보였다.

이 외에도 마여진의 독설은 듣기 힘들 정도로 서늘하다. "차별이 어떠냐. 경쟁에서 이긴 사람들이 혜택을 누리는건 너무나 당연한 사회 규칙 아니냐. 학교라고 예외는 아니다", "특권을 누리고 행복하고 풍족한 삶을 사는 사람은 1%다. 나머지는 차별이고 부당하다고 떠들며 사는거다. 대부분의 너희 부모들처럼. 쓸데 없다. 경쟁이 잘못됐다고 소리쳐도 세상이 달라지지 않는다" 등 소름끼치게 아픈 말들을 내뱉는다.
지난 19일 방송에서는 고현정이 학교 내에서 은근하게 왕따를 당하며 매사 자신 없는 행보를 거듭하고 있는 '은따소녀' 은보미(서신애)에게 매몰차면서도 냉정한 독설을 퍼붓는 모습이 그려졌다. 극 중 이유 없이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던 은따 은보미는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심하나(김향기)와 오동구(천보근)를 부러운 눈으로 쳐다봤던 상황.
이때 마선생이 보미에게 다가와 “부럽니? 보미는 아직도 반에서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없지?”라며 “따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스스로 강해져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다면, 누가 따를 당하겠어?”라는 역설적인 말로 보미를 회유,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했다.
그리고 그 직후 마선생은 축제 합동 공연 연습에 나선 보미를 향해 “은보미, 보통 공부 못하는 애들이 체육은 좀 하지 않니? 넌 정말 모든 게 수준이하구나”라고 친구들 앞에서 공개 망신을 주는 것으로 '독한 자극'을 시작했다.
죄송하다고 눈물을 글썽이는 보미를 향해 “죄송해요? 노력할 생각도 없으면서, 달라질 마음도 없으면서, 늘 말로만”이라고 독설을 던진 후 “눈물까지 흘려가며, 죄송하다, 유감이다. 이렇게 말로 떠드는 경우는 대개 ‘대충 넘어가고 싶습니다’라는 속셈이거든. 너도 그렇지? 지금은 죄송하다 말하고 있지만, 다음 시간에도 똑같을거야“라는 차가운 말로 보미의 마음에 생채기를 냈다. 그리고는 끝내 보미가 무용 테스트를 완벽히 해냈음에도 학교 축제에 참석하지 말라고 통보, 보미를 눈물 흘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하나와 동구와 노는 보미를 멀리서 보며 아주 엷게 미소를 지으는 모습은 과연 마선생의 진심이 무엇인지 궁금하게 만든다. 보미를 향해 잔혹한 말을 내뱉는 상황에서 마선생의 숨겨진 의도가 있을 거라는 추측이다. 
보미의 전 담임이었던 정선생(진경)이 보미에 대해 "왕따 가능 학생이라 신경쓰이나 본데, 얘는 괜찮아, 얘는 대놓고 왕따당하는 스타일은 아니고, 그냥 은근히 따당하는 은따라 크게 문제 일으키진 않을거야. 내버려두면 조용히 졸업할 테니까, 너무 걱정마요”라고 말하자, 더욱 싸늘한 눈빛을 드러내는가 하면 "부진한 학생이 있다고 체벌성 징계를 내리는 건 비교육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에게 따지고 드는 양선생(최윤영)에게 “달리는 마라토너가 그 순간이 즐겁다면, 그건 최선을 다하고 있지 않은 겁니다. 최선을 다한다는 건, 고통의 연속이죠. 그 고통을 가르치는 것이 비교육적인 건가요?”라고 되물어 양선생을 당황하게 만드는 그다. 
특히 '착한 주인공'을 원하는 국내 드라마 정서상 마선생 역시 숨겨진 의도가 있을 것이 분명해보인다. 그런 와중에 나리 엄마(변정수)는 마여진에 대한 뒷조사를 하려는 모습이 그려져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이에 대해 제작사 측은 이런 의뭉스러운 주인공에 대해 "고현정의 독설은 아이들로 하여금 냉혹한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강력한 예방접종을 해주는 것과 같다. 교실에서 ‘1%만이 행복할 수 있다, 차별은 정당하다’라고 직구를 던지지만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일까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메시지”라며 “앞으로 ‘여왕의 교실’이 ‘왕따, 차별, 독설’ 등 사회 한 켠에서 공공연히 묵인돼왔던 이슈들에 담아낼 새로운 메시지를 지켜봐달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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