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헌의 초조함과 김진욱의 ‘힐링캠프’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6.20 18: 06

“시즌 전에는 ‘2할7푼만 쳐도 잘한 것이다’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타율이 높으니 초조해지더라고요”.
올 시즌 현재 두산 베어스의 최고 타자는 누구일까. 성적만 따지고 보면 ‘민뱅’ 민병헌(26)이다. 최근 페이스가 다소 떨어지기는 했으나 3할2푼(8위) 5홈런 24타점 12도루 장타율 5할(7위) 출루율 4할1푼3리(8위)로 알토란 같다. 그 민병헌이 최근 고민에 빠졌다.
20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민병헌은 전날(19일) 4타수 무안타에 그친 것을 떠올려 “송승준(롯데) 선배 공에는 계속 따라 나오다가 당한다”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한때 타격 랭킹 최상위권에 위치했던 민병헌은 최근 3경기 연속 무안타로 아쉬움을 비추는 중이다.

“시즌 시작 전에는 ‘2할7푼만 쳐도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다시 떨어져서 예전 모습으로 돌아갈까 걱정이에요. 특히 첫 타석에서 너무 긴장되어 제대로 타격이 안 되더라고요”. 10번 중 3번 만 안타를 쳐도 잘한다는 평을 받는 민병헌이지만 그동안 예상 외로 타격이 잘 되자 부담감도 커졌다.
민병헌과 이야기하던 도중 훈련을 지켜보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오던 김진욱 감독의 발걸음이 멈췄다. “잘하고 있는 데 왜 그렇게 위축되어 있냐”라는 김 감독에게 민병헌은 “첫 타석을 나설 때 못 칠 까봐 너무 부담이 크다”라고 답했다. 김 감독은 민병헌이 당장의 고민에 허우적거리기보다 시즌을 길게 보고 긍정적인 사고를 갖기를 바랐다.
“당장 안 좋은 것에 매달리기보다 네가 올 시즌을 마치고나서 얼마나 만족할 만한 모습을 보여줬는지 적시에 얼마나 좋은 타점을 올렸는지 돌아보면 되는 것이다. 지금 당장 안 되는 것에 너무 얽매이지 말아라”. 걸출한 경쟁자들과의 경합을 뚫고 비로소 스타팅 출장 기회를 잡고 있는 민병헌인 만큼 김 감독은 그가 편하게 스윙할 수 있길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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