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러다 다치는 것 아니야?”
한국남자농구대표팀이 실전과 같은 담금질에 들어갔다. 대표팀은 20일 오후 진천선수촌에서 인천 전자랜드와 첫 연습경기를 가졌다. 전자랜드는 인천무도대회기간에 홈구장 삼산체육관내 연습구장을 쓸 수 없다. 이에 마땅한 스파링 파트너를 찾던 대표팀과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져 입촌하게 것. 전자랜드는 무료로 진천선수촌에 숙식하며 대표팀과 5번의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우리에게 매우 좋은 기회다. 언제 우리 선수들이 대표선수들과 경기를 치러보겠나. 진천선수촌의 시설도 아주 좋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대표팀과 전자랜드의 경기는 실전을 방불케 했다. 유재학 감독은 김태술-박찬희-문태영-김종규-이승준을 선발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들이 베스트5는 아니다. 유 감독은 쉴 새 없이 선수교체를 하며 여러 가지 조합을 시험했다. 먼저 뛰고 나중에 나가고의 차이였다.
이현민을 내주고 박성진이 돌아온 전자랜드 가드진을 재편했다. 특히 이현호와 주태수가 버틴 빅맨진들은 터프함에서 오히려 대표팀에 앞섰다. 전자랜드는 1쿼터를 20-20으로 대등하게 마쳤다.
전자랜드가 의외의 선전을 펼치자 유재학 감독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유 감독은 양동근-김태술-김선형 등 최고가드를 총출동시켜 40분 내내 풀코트 압박수비를 펼쳤다. 박성진과 정영삼이 간신히 코트를 넘어오면 포워드들이 제2의 함정수비를 걸었다. 빅맨 김주성과 이승준까지 프레스에 가담했다.

경기는 점점 거칠어졌다. 이승준은 이현호의 수비에 아랑곳 않고 덩크슛을 시도했다. 넘어진 이현호는 “오펜스파울이 아니냐?”고 항의했다. 주태수는 김주성과 리바운드 싸움을 하다 뒤통수를 얻어맞았다. 하지만 곧바로 털고 일어났다. 정영삼은 공을 잡은 조성민에게 압박수비를 하다 얼굴을 쳤다. 연습을 지켜보던 관계자들은 “저러다 다치는 것 아니야?”, “전자랜드가 헝그리 정신이 대단하네”라며 감탄했다.
대표팀은 후반전 강력한 수비로 전자랜드를 묶었다. 결국 대표팀은 80-67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내용이 만족스럽지 못한 유재학 감독은 곧바로 선수전원에게 15분 동안 셔틀런을 시켰다. 최고참 김주성부터 막내 문성곤까지 묵묵하게 마지막까지 연습을 소화했다. 대표팀에 자극받은 전자랜드까지 ‘나머지공부’에 가세했다.
경기 후 유재학 감독은 굳은 표정을 풀지 않았다. 그는 선수들이 숙소로 모두 돌아간 후에야 비로소 미소를 지었다. 유 감독은 “전자랜드의 가세로 연습성과가 만족스럽다. 실전 같은 연습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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