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로서 자기 몫을 100% 이상 해냈다. 최고 구속은 136km 가량에 그쳤으나 슬로커브의 스피드는 76km. 구속차를 바탕으로 한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이 좋았다. 두산 베어스 좌완 유희관(27)이 데뷔 이래 최고의 선발 호투를 펼치며 승리 요건을 갖췄으나 동점 허용으로 인해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유희관은 20일 잠실 롯데전에 선발로 나서 7이닝 동안 107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탈삼진 5개, 사사구 3개) 무실점으로 호투한 뒤 2-0으로 앞선 8회초 정재훈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2009년 데뷔 이래 가장 뛰어난 선발 쾌투였다. 그러나 정재훈이 1실점한 이후 마무리 홍상삼이 정훈에게 1타점 동점 좌전 안타를 내주며 2-2가 되어 유희관의 승리 요건도 날아갔다.
1회초 1사 후 조성환을 볼넷 출루시켰으나 후속타 없이 무실점으로 첫 이닝을 소화한 유희관은 2회초 선두타자 전준우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하며 첫 피안타를 기록했다. 김상호의 3루 땅볼로 1사 1루가 된 뒤 정훈의 큼지막한 타구가 나왔으나 좌익수 김현수가 펜스 플레이로 잡아내며 범타로 이어졌다.

2사 1루서 유희관은 신본기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하며 2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유희관은 이승화를 삼진 처리하며 2이닝 째도 무실점으로 넘겼다. 4회초 유희관은 강민호의 우익수 방면 안타와 김상호의 볼넷 등으로 2사 1,3루 동점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신본기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스스로 넘어섰다.
볼이 다소 많기는 했으나 결정적인 순간 집중타를 피했다. 특히 이날 유희관은 최저 76km의 초슬로커브까지 보여주며 느림의 미학을 다시 한 번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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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