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관객을 겨냥한 영화였으면 시도도 안 했다”
배우 성동일은 개봉을 앞둔 영화 ‘미스터 고’(김용화 감독)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흥행을 향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무모한 자신감 보다는 지난 4년 간 영화를 촬영하며 흘린 땀방울과 그렇게 만들어낸 결과물에 대한 자부심이 넘치는 반응이었다.
20일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에서는 7월 17일 개봉을 앞둔 ‘미스터 고’ 팬미팅 쇼케이스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성동일과 김용화 감독이 참여해 영화가 만들어진 과정을 공개하며 예비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김 감독은 “내가 만든 작품 중 감정면에서나 내용적으로 가장 잘 조율된 작품이라고 확신한다”는 말로 ‘미스터 고’를 소개했다. 기술적인 부분 외에도 영화 내적으로 풍성한 스토리와 정서를 가진 작품이라는 말로, 김 감독은 ‘미스터 고’를 두고 “감정과 기술적 개가를 스크린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미스터 고’는 한국영화 최초로 3D 디지털 캐릭터가 등장하는 영화로, 이를 구현하기 위해 4년의 시간이 투자된 것은 물론 순제작비만 225억 원이 든 초대형 프로젝트다. 영화는 허영만 화백의 1985년 작품 ‘제7구단’을 원작으로, 야구하는 고릴라 링링과 그의 15세 매니저 소녀 웨이웨이(서교 분)가 한국 프로야구단에 입단하여 슈퍼스타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렸다.
김 감독은 앞서 600만 관객을 돌파한 '미녀는 괴로워'와 800만의 '국가대표'를 연출하며 흥행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그에게도 ‘미스터고’ 프로젝트는 막대한 제작비 규모만큼이나 쉽지 않은 도전. 김 감독은 “나를 벼랑 끝에 세워두고 ‘미스터 고’를 만들었다”는 말로 절박했던 영화 제작기를 표현했다.

그는 이 같이 일이 가능할 수 있었던 이유로 오랜 시간과 많은 자본을 투자해 최첨단 장비를 사용한 것 외에도 배우 성동일과 함께한 것을 꼽았다. 김 감독은 성동일을 “우리나라에서 세 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연기 잘하는 배우”라고 소개하며 그가 모험을 감행하며 자신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태도로 연기했다고 치켜세웠다.
성동일이 극중에서 맡은 역할은 에이전트 성충수 캐릭터로, ‘인간사냥꾼’이라고 불리며 철저하게 이윤중심으로 움직이는 인물이다. 그는 고릴라 링링을 한국으로 데려온 뒤 한국 프로야구계를 발칵 뒤집는다. 디지털 3D 캐릭터인 링링과 연기하는 게 이번 영화에서 그에게 주어진 숙제로, 성동일은 이에 대해 “실제로 링링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연기했는데, 나중에는 사실 정말 창피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나를 미친놈으로 봤을 것이다”라는 말로 3D 캐릭터와 연기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링링과 웨이웨이의 중국생활을 비롯해 이들이 한국으로 넘어오는 과정, 그리고 링링이 한국프로야구 무대에서 마운드에 올라 야구를 하는 모습 등이 펼쳐졌다. 순제작비 중 약 절반에 해당하는 120억 원을 고릴라 캐릭터를 만드는 데 사용한 만큼 링링의 자연스러운 움직임과 세세한 털 모양 등이 눈길을 끌었다.
한국인의 정서를 파고드는 김용화 감독 특유의 스토리텔링에, 최초로 Full 3D 및 아시아 최초 디지털 캐릭터를 개발한 만큼 올여름 극장가를 주름잡겠다는 게 김 감독과 성동일의 바람. 이들의 소망은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이날 두 사람은 1000만 관객을 넘길 경우 매일매일 관객과 술을 마시겠다는 기분 좋은 공약을 내세우며 흥행을 기원했다.
sunh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