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팀을 상대로 그저 의식하지 않고 던진다고 한다. 그러나 활약상, 구위는 날카로운 비수 그 자체다. ‘땀승회’ 김승회(32, 롯데 자이언츠)가 이틀 연속 구원승으로 친정팀 두산 베어스를 울렸다.
김승회는 20일 잠실 두산전에서 팀의 네 번째 투수로 등판해 2⅔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며 승리 투수가 되어 시즌 3승(3패)째를 올렸다. 앞서 19일 경기서도 김승회는 5회말 2사 2루서 선발 송승준을 구원, 1⅓이닝 퍼펙트투로 승리투수가 되었다.
지난해 11월까지만해도 김승회의 소속팀은 두산이었다. 2003년 탐라대를 졸업하고 2차 5라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김승회는 지난해 팀의 5선발로 나서며 24경기 6승7패 평균자책점 4.04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올라간 것도 계투로 나섰을 때 실점이 많았기 때문. 선발로는 기본적인 몫을 꾸준히 했으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12회로 웬만한 팀 3~4선발 못지않았다.

지난해 두산 선발진이 고평가를 받은 데는 각각 12승, 10승을 거둔 노경은-이용찬도 있었으나 후위 선발로서 필요할 때 자기 몫을 한 김승회의 힘도 컸다. 그러나 두산은 젊은 투수를 지키기 위해 FA 홍성흔을 데려온 후 김승회를 20인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기량이 만개하지 않은 야수 유망주가 많았고 시즌 말엽 경찰청 제대 후 곧바로 1군 정식 등록된 민병헌도 보호해야 했다.
당시 두산은 “지킬 선수가 많아 어쩔 수 없이 30대인 김승회를 보호선수 명단에서 포함시키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김승회는 롯데에서 4~5선발로 훈련하다 계투진 공백을 막기 위해 전천후 계투로 변신해 좋은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두산을 상대로는 6경기 2승1홀드 평균자책점 0으로 펄펄 날고 있다.
경기 후 김승회는 “중간계투로 나오고 있어 승리는 큰 의미가 없다. 그저 최근 하던대로 하고 있는데 결과가 좋게 나와 기분이 좋다”라며 “친정팀을 의식하는 것은 특별히 없는데 주변에서 계속 ‘두산 상대로 잘 던진다’라고 이야기가 나오더라. 특별히 의식하지 않는데 좋은 결과 나오고 있는 것 뿐이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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