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영-이승준, “태극마크 주인공 나야 나!”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06.21 06: 59

“두 명 다 데려갔으면 좋겠는데...”
한국농구의 대들보 김주성(34, 동부)이 문태영과 이승준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남자농구대표팀이 오는 8월 필리핀 마닐라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 출격을 앞두고 있다. 대표팀은 충북 진천선수촌에 소집돼 매일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국제농구연맹(FIBA) 규정에 따르면 17세 이후 국적을 바꾼 선수는 대표팀당 한 명만 뛸 수 있다. 유재학 감독은 문태영과 이승준 중에서 반드시 한 명만 데려가야 한다. 유 감독은 지난 시즌 문태영과 함께 프로농구 우승을 일궜다. 이승준과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함께 따냈다. 저마다 태극마크를 달 자격은 충분하다.

요즘 대표팀 관계자들에게 "태도가 달라졌다"며 가장 칭찬을 듣는 선수는 문태영이다. 그는 태극마크를 달 수 있다는 말에 휴가도 반납하고 한걸음에 달려왔다. 단체훈련 후 스스로 개인훈련을 자처할 만큼 의욕이 넘친다. 국가대표로 뛰기 위해서다.
20일 진천선수촌에서 만난 문태영은 “안녕하세요!”라며 기자를 맞았다. 가슴에 새겨진 ‘KOREA’가 잘 어울린다고 했더니 “내게 정말 많은 의미를 갖고 있는 단어다. 이번에 꼭 국가대표로 뛰고 싶다”며 웃었다. 최근 NBA 파이널을 재밌게 보고 있다는 그는 “르브론 제임스를 보고 많은 자극을 받는다”며 운동화 끈을 질끈 묶었다.
 
이승준의 의욕도 만만치 않았다. 연습경기지만 이현호 앞에서 덩크슛을 시도할 정도로 힘이 넘쳤다. 이승준은 특히 3년 전 중국과의 아시안게임 결승전을 떠올리며 “다시 한 번 중국과 결승에서 붙어서 꼭 이기고 싶다. 지난 번 이란과 할 때는 하메드 하다디(28, 218cm, 멤피스 그리즐리스)가 없었다. 이번에 붙는다면 막을 자신이 있다”고 다짐했다.
유재학 감독의 고민은 깊다. 대표팀은 스몰포워드가 취약하다. 3~4번을 두루 볼 수 있는 윤호영이 최상의 컨디션이지만 양희종의 부재로 자원이 없다. 기승호와 문성곤은 경험이 아쉽다. 특히 수비수를 달고 중거리 슛을 던질 수 있는 문태영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빅맨도 아쉽다. 하승진도 없고 오세근도 빠졌다. 설상가상 이종현도 다쳤다. 김주성이 든든하지만 205cm 이상의 빅맨은 많을수록 좋다. 이승준은 김종규 혹은 김주성과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다. 유재학 감독은 21일 전자랜드와 2차 평가전을 치른 후 최종명단 12명을 추릴 계획이다. 문태영과 이승준, 둘중 과연 누가 살아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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