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몬스터’ 리즈, 이번에도 괴력 발휘하나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6.21 06: 11

LG의 8연속 위닝시리즈는 레다메스 리즈(30)로부터 시작됐다. 리즈는 지난 5월 22일 대구 삼성전에서 9이닝 7탈삼진 3피안타 1실점으로 한국 무대 첫 완투승을 달성했고 LG는 이날부터 19일까지 19승 5패로 무섭게 질주, 어느덧 선두권을 위협하고 있다.
LG의 최근 약진 역시 리즈가 부동의 에이스투수로서 큰 역할을 한 게 크게 작용했다. 리즈는 완투승을 시작으로 최근 5경기서 3승 무패 경기당 평균 7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1.46을 기록했다. 지난 15일 잠실 넥센전에선 9이닝 무실점으로 완봉승까지 달성했다.
외인 원투펀치로 짝을 이뤄온 벤자민 주키치가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갔음에도 리즈는 긴 이닝을 소화하고 마운드의 중심을 잡으면서 LG 투수진에 안정감을 선물했다. 그러면서 LG는 올 시즌 첫 번째 고비로 여겼던 5월 17일부터 6월 23일까지 33경기·11번의 3연전을 20승 8패로 장식 중이다. 그리고 이제 휴식기까지 삼성과의 원정 시리즈만 앞둔 가운데 리즈가 기선제압의 중책을 맡았다.

비록 ‘절대강자’ 삼성과 맞붙지만, 삼성 상대로 강세를 보이고 특히 대구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쳐온 리즈의 존재는 막강하다. 리즈는 통산 삼성을 상대로 13경기·71⅓이닝을 소화하며 3승 4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41을 올렸다. 이중 대구에서 7경기 34⅔이닝을 던지며 2승 1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2.86으로 호투, 그야말로 대구 몬스터로 자리 잡았다.
특히 지난해 9월 5일 대구구장에서 한국프로야구 역대 최고구속인 162km를 찍으며 괴력을 뽐냈다. 총 128개의 공을 던지면서 경기 후반에도 꾸준히 직구 구속이 160km에 가깝게 나왔다. 9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는데 당시 삼성 타자들은 리즈의 강속구에 정면 승부 자체를 피했었다. 비록 강명구의 홈스틸로 완투패를 당했지만 그야말로 메이저리그급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리즈가 대구구장에서 유난히 강세를 보이는 원인은 마운드와 날씨 때문이다. 마운드에 유난히 민감한 리즈는 한국 구장 중 대구구장 마운드를 가장 선호한다. 지난해 마무리 전환 실패 또한 앞선 투수들의 마운드 사용으로 마운드 흙이 고르지 못했고 그러면서 투구 밸런스를 잃어버려 제구력 난조에 빠진 게 원인이었다. 하지만 리즈는 대구구장 마운드에선 문제없이 2번의 세이브 기회를 모두 가져갔다.
리즈는 투수와 마운드의 관계를 두고 “마치 레이서와 자동차의 관계와 같다. 레이서가 자동차에 익숙해져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듯이 투수 또한 마운드에 익숙해야 잘 던질 수 있다. 대구구장 마운드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마운드 중 하나다”고 말한 바 있다.
대구의 더운 날씨 또한 리즈에겐 호재로 작용한다. 도미니카 태생의 리즈는 시즌 초반 추운 날씨에 등판할 때보다 시즌 중반 한 여름에 투구 내용이 더 좋았다. 지난해 여름 대구에선 “도미니카보다 좀 더 덥고 습기도 많은데 어쨌든 나는 이런 날씨에 익숙하다”고 화색을 보였다.
올 시즌 리즈의 맹활약은 지난 시즌 후반기 모습으로 인해 어느 정도 예견됐다. 2012시즌 후반기 리즈는 13번의 선발 등판에서 82⅓이닝 동안 탈삼진 90개 평균자책점 2.73으로 에이스 모드를 선보였다. 약점으로 지적 받았던 제구력이 전반기 경기당 볼넷 4.96개에서 후반기 3.28로 크게 줄어들 정도로 향상됐다. 올 시즌 리즈는 14경기 88⅓이닝을 투구하며 탈삼진 80개 평균자책점 2.95를 기록, 당시와 비슷한 페이스다.
리즈 스스로도 “지금 느낌이 지난해 후반기와 비슷하다. 비록 KIA전에서 많은 볼넷을 기록했지만 그 경기만 제외하면 내 페이스를 찾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차명석 투수코치는 최근 리즈에게 “너무 많은 변화구를 던지기보다는 막강한 구위를 갖고 있으니 직구의 비중을 높여라”고 주문했고 이후 리즈는 리그를 정복하고 있다.
대구구장이 리즈에게 다시 한 번 약속의 땅이 될 수 있을지, 그리고 리즈의 호투로 LG가 33경기 마지막을 성공적으로 장식하게 할지 지켜볼 부분이다.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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