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접고 선발 복귀’ 이재학의 진한 아쉬움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6.21 06: 17

“어느 자리든 잘해야 하는데... 믿어주셨던 감독님과 코치님께 죄송하다.”
성공적인 선발 복귀에서 오는 기쁨보다는 불펜 전환 실패에 대한 아쉬움이 더 커보였다. NC 토종 에이스투수 이재학(23)이 선발투수로 돌아온 소감과 불펜투수로 고전했던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재학은 지난 19일 창원 LG전에 선발 등판, 약 20일 만에 선발투수로 다시 마운드를 밟아 96개의 공을 던지며 6이닝 1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 완벽에 가까운 투구내용을 보였다. 직구 구속이 140km 중반대를 형성했고 결정구 체인지업이 마음대로 구사되며 LG 타선을 완전히 압도했다. 비록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선발투수로 돌아오자마자 건재함을 과시한 것이다.

이재학은 20일 전날 경기를 돌아보며 “토요일 불펜 등판 때 60개를 던져서 이번 선발 등판에서는 많은 투구수를 기록하지 못한 것 같다. 선발투수로 돌아간다는 이야기는 토요일 불펜 등판 전에 들었다. 1, 2회 때는 체인지업이 손에서 많이 빠지곤 했는데 이후부터 조금씩 잡혔고 안정감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학은 이번에도 LG를 상대로 호투한 것을 두고 “그냥 LG와 맞아떨어지는 것 같다. 주변에서 LG를 상대로 잘 한다고 하니 자신감이 생기기도 한다”며 “어제 경기도 실투가 있었는데 운 좋게 넘어갔고 직구가 좋아서 삼진이 잘 나온 것 같다. 원래 직구가 잘 되면 체인지업도 잘 통하게 된다. 코치님께서 체인지업을 던질 때 밸런스를 잘 잡아주셔서 제구나 각도가 많이 좋아진 거 같다. 개인최다 탈삼진인데 기록을 보고 많이 잡았구나 싶어 나도 놀랐다”고 밝혔다.
하지만 호투에도 불구,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것에 대해선 “승패는 신경 쓰지 않는다. (김)진성이형이 ‘미안하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셨다. 그래서 그런 말 하지 말라고 답장했다. 같은 팀끼리는 그런 거 없다고 그런 마음 갖고 있으면 다음에 등판할 때 안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면서 이재학은 지난 3번의 불펜 등판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것에 대한 짙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재학은 “마무리투수로서 마음가짐이 좀 생기는 듯 했는데 다시 선발투수로 보직이 바뀌었다”며 “아무래도 선발투수는 타이밍을 빼앗고 땅볼 유도 위주의 투구를 하면 되지만 마무리투수는 구위로 압도해야한다. 나는 타자들을 속이는 스타일이라서 잘 안 됐던 거 같다.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하지는 않았지만 아쉽다. 그러나 다음에 다시 기회가 온다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재학은 “작년부터 선발투수를 계속했고 그러다보니 몸을 풀고 컨디션을 조절하는 게 선발투수에 맞춰져 있었다. 이런 부분에 있어 선발투수와 불펜투수가 다른데 그래서 안 됐던 것도 같다”며 “어느 자리든 잘해야 하는데... 무엇보다 믿어주셨던 감독님과 코치님께 죄송하다”고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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