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이브 1위' 앤서니, KIA 최초 구원왕 도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6.21 06: 21

KIA 외국인 투수 앤서니 르루(31)가 가장 먼저 20세이브에 도달했다. 해태에서 KIA로 넘어온 이후 최초의 구원왕 탄생 가능성도 높이고 있다. 
앤서니는 지난 20일 대전 한화전에서 9회말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20세이브째를 올렸다. 넥센 손승락(19세이브)을 따돌리고 이 부문 단독 1위에 오르며 가장 먼저 20세이브 고지를 점했다. 마무리 전업 첫 해를 맞아 3점대 중후반 평균자책점(3.74)의 불안한 곡예 피칭에도 차곡차곡 세이브를 쌓아가는 중이다. 
지금 페이스라면 산술적으로 약 43.4개의 세이브가 가능한 상황. 물론 야구는 변수가 많고, 마무리투수의 등판 상황은 쉽게 가늠할 수 없다. 하지만 KIA 선동렬 감독은 "지금 이대로라면 30세이브는 무난하게 할 것이다. 불안한 면은 있지만 그래도 세이브를 올려주고 있는 게 어디인가"라며 그런대로 만족스러워했다. 

KIA는 전통적으로 마무리투수 부재에 시달렸다. 2001년 8월부터 해태에서 KIA로 바뀐 타이거즈에서 30세이브를 올린 투수는 없었다. 2002년 외국인 투수 다니엘 리오스가 전반기 13세이브를 올렸으나 불안한 피칭으로 후반기 선발로 전환했고, 베테랑 이강철이 17세이브로 뒷문을 책임졌다. KIA는 2003년 구원왕 출신 진필중을 두산에서 영입했지만 19세이브에 그치며 1년 만에 FA가 돼 LG로 떠났다. 
2004년은 신용운이 11세이브로 팀 내 최다를 기록했지만 2005년에는 신용운과 윤석민이 나란히 7세이브씩 올릴 게 전부일 정도로 고정 마무리가 없었다. 2006년에도 불안한정 시스템 속에서 윤석민이 16세이브를 거두며 뒷문지기 역할을 했고, 2007~2008년 한기주가 25~26세이브를 올리며 KIA로 넘어온 후 최다 세이브 투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한기주도 2009년부터 잦은 부상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9년에는 유동훈이 0점대(0.53) 평균자책점으로 22세이브를 거두며 구세주로 떠올랐지만, 그 역시도 2010년 14세이브로 기대에 못 미치며 마무리에서 내려왔다. 2011년 유동훈과 한기주의 7세이브가 최다였고, 2012년에도 최향남의 9세이브가 팀 내 최다 기록으로 KIA는 2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 투수가 없었다. 
이에 선동렬 감독은 지난 겨울부터 기존 선발투수 중 믿고 맡길 수 있는 마무리감을 찾느라 고민했고, 앤서니에게 중책을 맡겼다. 선 감독은 "앤서니가 퀵모션과 견제 등 수비 능력이 좋다. 그러나 마무리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주자만 나가면 본인이 급한 모습이다.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는 모습을 자주 못 본다"면서도 "그래도 이 정도 해주는 게 어디인가. 선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닝 소화력이 좋다. 평소 불펜에서 몸 푸는 양이 많은데 중간투수들이 제 몫을 해주면 앤서니에게 9회 1이닝만 맡기는 게 가장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앤서니가 구원왕을 차지하게 된다면 타이거즈 출신으로는 지난 1998년 임창용 이후 무려 15년 만이다. 임창용은 1998년 당시 34세이브에 8구원승을 더하며 42세이브포인트로 구원왕에 올랐다. 그러나 이듬해 양준혁이 포함된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으로 떠나보냈고, 타이거즈는 오랜 기간 마무리 부재에 시달렸다. 하지만 앤서니의 등장으로 KIA는 첫 구원왕 탄생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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