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극본 박혜련, 연출 조수원, 이하 너목들)가 조용하던 안방 수목극 판을 흔들며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그 모습이 예상을 뛰어넘어 관계자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0일 방송된 '너목들' 6회는 전국 기준 17.8%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9일 방송된 5회분이 기록한 16.1%에 비해 1.7%P 상승한 수치이자 자체최고시청률이다.
지난 5일 7.7%로 시작한 '너목들'은 매주 시청률이 수직상승, 일찌감치 수목극 경쟁에서 승기를 잡았다. 동시간대 방송되는 타 방송사 드라마들을 여유있게 제치고 있는 것. KBS 2TV '천명' 18회는 8.9% 시청률을 기록, 지난 17회분 8.8%에 비해 0.1%P 상승하는데 그쳤다. MBC '여왕의 교실' 4회는 7.9% 시청률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 3회 시청률과 동일 수치다.

잠잠하게 나타나 안방을 뒤흔든 이 '괴물드라마'의 정체는 무엇일까?
우선 판타지가 통한다는 것이 요즘 안방극장의 추세다. 월화극은 조선판 늑대소년 이야기인 '구가의 서'가 1위를 달리고 있고, 수목극은 판타지 퓨전 법정멜로극 '너목들'이 이처럼 1위 질주 중이다. 두 드라마 모두 판타지가 타 장르와 결합된 작품들로 특히 주인공으로 봤을 때 '판타지 소년'이란 공통점이 있다.
혹자는 이 드라마들을 '여왕의 교실'이나 '상어' 등의 경쟁작과 비교하며 '무겁지 않고 달달한 이야기 때문에 인기가 있다'라고 하는데, 만약 그렇다면 '너목들' 전작 SBS '내 연애의 모든 것'의 시청률 부진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 드라마는 너무도 달달한 멜로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너목들'에게만 있는 특별함은 무엇일까.
'너목들'은 속물 국선전담변호사 장혜성(이보영 분)이 사람의 마음을 읽는 신비의 초능력 소년 박수하(이종석 분)와 바른생활 사나이 차관우(윤상현 분)를 만나며 벌어지는 사건들을 그린 법정로맨스판타지.
보는 이에게 자칫하면 어색함을 느끼게 할 수 있는 복합 장르임에도 불구, '너목들'의 장점은 '적절함'에 있는 듯 하다. 적절한 주제의 무거움, 적당한 긴장감, 적절한 법적 내용와 멜로의 배치 등이 대체적으로 흡인력 있게 시청자들을 이끌어가고 있다. 여기에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다는 신선한 설정이 남녀 주인공들 서로의 몸에 영혼이 바뀐다는 SBS 인기드라마 '시크릿 가든'처럼 현실과 너무 동떨어지지는 않는 감성으로 잘 파고들었다.
또 안방극장은 일반적인 톱스타나 한류스타의 이름값보다는 특별하게 잘 통하는 '안방 카드'가 있는데 이 드라마는 그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이 작품은 주연배우 이보영, 이종석의 연이은 시청률 성공으로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들에게는 '안방 불패'라는 수식어까지 생겼다.
이보영은 그 동안 '서동요', '부자의 탄생', '애정만만세', '적도의 남자' 등 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시청률 불패신화'를 이뤄왔다. 전작인 KBS 2TV 주말드라마 '내 딸 서영이'는 전국시청률 50%에 육박하며 '국민 드라마'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이종석은 그동안 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SBS '시크릿가든', KBS 2TV '학교 2013' 등에 출연하며 인기를 얻었다. 특히 '시크릿 가든'이 안방극장에 신드롬을 일으키고 '학교 2013' 역시 예상보다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가능성 있는 20대 배우로 각광받는 중이다. 하지만 '너목들'은 배우 자체의 신드롬 보다는 드라마 자체의 힘에 더 집중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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