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여왕의 교실’, 짜증 유발 드라마 계속 볼까 말까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6.21 08: 57

MBC 수목드라마 ‘여왕의 교실’이 본격적으로 시청자들의 짜증과 분노를 끌어올리는 전개를 보이고 있다. 너무도 현실적이어서 저절로 눈을 감게 되는 이 드라마를 계속 봐야 할까, 아니면 이쯤에서 과감히 접어야 할까.
‘여왕의 교실’은 지난 20일 방송된 4회에서 씩씩하고 심성이 곧은 심하나(김향기 분)가 아이들의 이기심과 오해로 인해 따돌림을 당하게 되는 갈등의 도화선이 그려졌다.
하나는 마여진(고현정 분) 교사의 부추김 속 따돌림을 당하던 은보미(서신애 분)를 돕기 위해 나섰다가 여진의 간계와 그에게 설득당한 아이들의 배신 때문에 오히려 보미에게 오해를 샀다. 보미는 자신을 돕겠다고 나선 하나의 선의를 단단히 오해했고 여진의 눈과 귀가 되는 감시자 역할을 하게 됐다.

여기에 하나가 고나리(이영유 분)의 뻔뻔한 이기심 때문에 지갑 도둑 누명까지 쓰게 되면서 따돌림을 당할 존재가 필요한 아이들의 먹잇감이 될 위기에 처했다. 착하고 배려심 넘치는 하나, 그리고 그런 하나에게 우정보다는 이기심과 경쟁을 가르치려는 여진의 대립구도는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한다.
아울러 누군가는 따돌리고 괴롭혀야 단합이 되는 우리 사회의 씁쓸한 축소판인 학교라는 곳에서 하나는 이제 상처를 받을 일만 남았다. 어른들의 무관심과 방관 속에 학원 내 왕따와 폭력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지금의 현실에서 ‘여왕의 교실’은 너무도 현실과 비슷한 이야기로 안방극장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기존의 교육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먼 여진의 독특한 교육관에 숨겨진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숨은 의도를 발견하기까지의 과정을 보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게 시청자들의 반응.
이 드라마는 눈에 띄는 악역이 없다. 다만 하나를 괴롭게 만드는 이기심으로 똘똘 뭉친 아이들과 이런 아이들을 채찍질하는 여진이 시청자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물론 저마다 사연과 이유는 있다. 그래서 공감이 가면서도 화를 주체할 수 없다는 게 안방극장의 중론이다. 경쟁에 내몰린 아이들이 각자의 이익만 챙기기 위해 눈에 불을 켜는 행동들은 수긍이 가기 때문에 오히려 마냥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드라마가 아니라는 것을 주지시킨다.
분노를 꾹꾹 눌러담고, 제작진이 던지는 교훈을 찾는 재미가 있다면 ‘여왕의 교실’은 상당히 재미가 있는 드라마. 반면에 판타지가 없고 지나치게 현실적이어서 짜증의 감정을 주체할 수 없다면 이 드라마는 재미가 없게 여겨질 수 있다. 과연 안방극장은 이 문제적인 드라마를 계속 볼 것인가 말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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