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는 20일 SK 와이번스를 5-2로 꺾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의 개인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에 가렸지만 아네우리 로드리게스(투수)와 김태완(내야수)의 활약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이 없었다면 삼성의 승리는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도미니카 출신 로드리게스는 이날 등판 전까지 2승 4패 평균자책점 3.97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드러냈다. 올 시즌 9경기에 등판했으나 퀄리티스타트는 2차례 뿐. 벼랑 끝 위기에 처한 그는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이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했다.
이날 삼성의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로드리게스는 6이닝 2실점(3피안타(2피홈런) 3볼넷 4탈삼진) 쾌투를 뽐냈다. 2회 김상현, 3회 정근우에게 홈런을 내준 게 전부였다. 직구 최고 155km까지 스피드건에 찍혔고 커브와 체인지업의 위력 또한 돋보였다.

로드리게스는 시즌 3승째를 거두며 삼성의 6월 첫 선발승의 주인공이 됐다. 그동안 부진의 늪에 허덕였던 그는 이날 경기를 통해 확실히 나아진 모습을 드러냈다. 삼성 선발진이 상승 분위기를 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전천후 내야수 김태완의 활약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박석민의 왼손 엄지 부상 속에 선발 출장의 기회를 얻은 그는 7번 2루수로 선발 출장, 4-2로 앞선 8회 1사 후 SK 세 번째 투수 최영필의 2구째 직구(139km)를 받아쳐 가운데 펜스를 넘기는 솔로 아치(비거리 120m)로 연결시켰다. SK의 추격 의지를 잠재우는 쐐기포였다.
언제나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그는 귀중한 한 방을 때려 승리에 이바지했다. 개인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운 이승엽 만큼 화려하지 않지만 이들의 활약은 그야말로 알토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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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네우리 로드리게스-김태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