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두 경기서 대타로 나와 쏠쏠한 타구를 연속으로 때려냈으나 팀의 패배로 인해 빛을 잃었다. 상대 선발은 자신을 상대로 강점을 보였던 우완. 그러나 상대전적 기록보다 기세가 더욱 셌다. 두산 베어스 좌타 거포 유망주 오재일(27)이 2전 3기 끝 비로소 웃었다.
오재일은 21일 잠실 한화전에 5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해 3-2로 앞선 5회말 2사 1루서 상대 선발 김혁민의 2구 째 투심(137km)을 밀어쳐 좌월 쐐기 투런으로 연결했다. 자신의 올 시즌 첫 홈런포이자 박빙 리드에서 두산이 한숨 돌릴 수 있게 해준 천금포였고 팀은 7-2로 승리했다.
지난해 7월 외야수 이성열과의 맞트레이드를 통해 넥센에서 두산으로 이적한 오재일은 2005년 현대에서 데뷔한 이래 일발장타력에 있어 꾸준히 팀 내 기대를 모았다. 2007~2008년에는 박병호(넥센)와 함게 상무 중심타선을 구축하며 퓨처스리그를 평정했던 유망주였으나 정작 1군 무대에서는 자신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여기에 올 시즌에는 반대급부 이적한 이성열의 홈런쇼와 반대로 두산에서 별다른 활약상을 보여주지 못해 위축되어 있던 오재일이다. 그러나 뒤늦게 1군 무대를 밟은 뒤 19일 롯데전 대타 동점 2타점 2루타, 20일 2-0 리드를 만드는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연속경기 타점을 기록 중이었다. 20일 희생타도 우익수 손아섭의 호수비에 막힌 아까운 타구였다.
타구질이 좋았던 만큼 21일 선발 라인업에 자리한 오재일. 그러나 전날(20일)까지 한화 선발 김혁민을 상대로 약점을 비췄음을 감안하면 독이 될 수도 있었다. 전 경기까지 오재일은 김혁민을 상대로 개인 통산 7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포지션이 중첩되는 우타 거포 최준석이 김혁민 상대 4할1푼2리로 강한 면모를 비췄다는 것을 감안하면 자칫 기록의 굴레에 얽매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기록이 아닌 기운이 더욱 강했다. 1회와 4회 각각 좌익수 뜬공에 그치며 김혁민 상대 9타수 무안타를 이어가던 오재일은 3-2로 역전한 5회 2사 1루서 과감하게 김혁민의 투심(137km)을 밀어쳤다. 투구수가 많아지며 밋밋해진 김혁민의 공은 오재일의 방망이를 피하지 못했고 결국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경기 후 오재일은 김혁민 상대 10타수 만에 친 안타가 홈런임을 알려주자 "정말이요"라며 반문하고 놀랐다. 뒤이어 오재일은 "앞선 두 번의 타석에서 모두 뜬공에 그쳐 부담을 갖기보다 '공 보고 공 치기' 전략으로 휘둘렀다"라고 밝혔다.
현재까지도 오재일은 두산 내에서 제 자리를 확실히 만들지 못한 상황. 직전 2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도 팀 승리로 이어지지 않았던 만큼 21일 경기서 이전 기록대로 김혁민 상대 부진한 모습을 이어갔다면 스스로 기회를 걷어찰 위기로 이어질 수 있었다. 그러나 오재일은 자신의 힘으로 위기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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