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성장시켜 준 K리그 복귀가 내 꿈이다."
결혼을 하루 앞둔 '새신랑' 구자철(23, 볼프스부르크)이 별줄의 별에 선정됐다. 구자철은 기자단 투표로 선정된 K리그 올스타전 MVP 투표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얻어 MVP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다. 구자철은 이날 후반 중반 투입돼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동점골을 넣는 등 챌린지 쪽으로 흐름을 가져온 공을 인정받았다.
구자철은 경기 후 인터뷰서 "K리그에서 4년 동안 제주 선수로 활약해 참석할 수 있었다. 불러주셔서 감사드린다. 올스타전 MVP를 받았고, 마지막 폭죽을 터트려 주셔서 정말 기분이 좋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구자철은 이날 63명의 기자단 투표 가운데 24표를 받아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구자철은 "선배들이 많아 주장완장을 거부했다. 하지만 형들이 배려를 해주셔서 오랜만에 주장 완장을 찼다"면서 "MVP는 주신 상이라 감사히 받았다. 하지만 나는 K리그를 사랑하는 한 선수로서 팬들에게 인사를 드리러 나왔다. 상금은 좋은 곳에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겹경사다. 구자철은 오는 22일 오후 1시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연상의 일반인 여성과 백년가약을 맺는다. 구자철은 이날 골을 넣은 뒤 챌린지 선수들과 함께 예비 신부를 향한 결혼식 세리머니를 펼쳐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구자철은 이에 대해 "누군가 세리머니 의견을 냈는데 저나 (기)성용이나 (김)재성이 형이나 충분히 팬들이 즐거워 할 것이라 생각해 거부감이 없었다"면서 "골을 못 넣어 못할까봐 노심초사 했는데 골을 넣어 다행이다"라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는 예상보다 적은 관중이 들어차 아쉬움을 남겼다. 6만 6000석이 넘는 관중석에 1만 1148명의 관중이 오는데 그쳤다. 구자철도 이점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표했다.
구자철은 "특별히 드릴 말은 없지만 별들이 모인 자리인데도 불구하고 관중석이 많이 비어 굉장히 아쉽다"면서 "내년 올스타전은 더 준비를 잘해 빈 곳이 없도록 되길 바랄뿐"이라고 간절한 바람을 나타냈다.
구자철은 이어 "K리그 복귀 생각은 여전히 갖고 있다. 유럽에서 더 훌륭한 선수로 성장을 하고 싶은 이유도 이때문이다. 나는 어렸을 적 어려움이 있었는데도 K리그에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면서 "K리그 출범을 이끄신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K리그에 발을 들일 수 있었다. 감사한 마음이 크다. 훌륭한 선수가 돼 K리그에 돌아오는 것이 꿈이다. 그래서 선수 생활을 더 잘하고 싶다"라고 다부진 각오를 내비쳤다.
구자철은 내일 결혼식을 앞두고 무리한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축구 선수는 체력이 좋다"라며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놨다.
한편 이날 K리그 출범 30주년을 맞아 21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에서는 팀 클래식과 팀 챌린지가 사이 좋게 3-3으로 비기며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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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