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그래도 팀 내 홈런 2위입니다”.
농을 섞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그러나 눈부신 성장세만은 확실하다. ‘민뱅’ 민병헌(26, 두산 베어스)이 슬럼프를 스스로 탈출하는 역전 결승 스리런으로 간만에 웃었다.
민병헌은 21일 잠실 한화전에 2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0-2로 뒤지던 5회말 1사 2,3루서 상대 선발 김혁민의 6구 째 포크볼(137km)이 몰린 것을 틈 타 그대로 당겼다. 이는 7-2 승리를 이끄는 역전 결승 스리런이자 시즌 6호로 자신의 데뷔 후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다.

경기 후 민병헌은 “타석 들어서기 직전에 심장이 터질 뻔 했다”라며 혀를 내둘렀다. 지난 4경기서 계속 무안타에 그치는 부진을 보이는 바람에 부담감이 컸고 앞선 타자 이종욱이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도 자신 앞 찬스를 만들기 위해 희생번트를 했다는 데 긴장한 것이다.
“사실 타이밍은 맞아가고 있었는데 안타가 안 나오니 조급하기는 했지요. 게다가 앞 타자인 종욱이 형이 타격감 좋은 데도 희생번트로 제 앞에 찬스가 왔잖아요. 감독님께서 믿어주시니 감사했고 그래서 화답해야 한다는 긴장감에 심장 터질 뻔 했습니다”.
그와 함께 민병헌은 “저 이래 보여도 팀 내 홈런 2위”라며 장난삼아 고개를 으쓱했다. 실제로 현재 민병헌은 7홈런 홍성흔에 이어 팀 내 홈런 2위다. “거포처럼 펑펑 치는 것은 기대하지 않아도 가능한 홈런을 많이 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라며 민병헌은 라커룸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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