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와 식사를 함께 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사랑한다는 의미다.”
혼자 사는 삶을 담는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가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는 행복을 다시 한번 일깨웠다. 혼자 사는 남자 연예인들이 모여 있는 이 프로그램이 역설적이게도 애정을 느낄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하라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달한 셈이다.
‘나 혼자 산다’는 지난 21일 방송에서 김태원, 이성재, 김광규, 데프콘, 노홍철, 서인국이 워크숍을 떠나 음악회, 체육대회, 철학 강의 등을 접하는 모습이 담겼다.

그동안 혼자 생활하는 다양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렸다면 이번에는 똘똘 뭉쳤다. 이날 방송이 전달하는 이야기는 간단했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누군가를 아끼고 사랑하라는 것. 혼자 사는 삶이 마냥 행복할 수 없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 방송이었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함께 식사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라. 누군가와 식사를 함께 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사랑한다는 의미다. 사랑하는 사람과 식사를 해서 행복한 삶을 누려라”라는 의미의 강의를 펼친 강신주 철학 박사부터 따가운 땡볕 아래에서 뛰놀며 오랜 만에 함께 하는 정을 느끼는 이들의 모습까지.
제 아무리 행복하게 산다고 발버둥을 친다고 해도 혼자 사는 삶보다 때론 투닥거려도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가족 혹은 친구와의 삶이 행복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 어느 때보다 밥이 맛있었다는 MC 노홍철의 발언은 이날 방송의 취지가 고스란히 전달된 순간이었다.
움직이기 싫어하는 ‘홈보이’ 데프콘이 신나게 땀을 흘린 후 만족감을 표현하는 모습이나 멤버 중 가장 불편한 멤버로 서인국을 뽑은 후 하루 종일 신경을 쓰며 그를 배려한 김태원, 그런 큰형님의 배려에 함께 햇빛을 가리며 따뜻한 관심을 아끼지 않은 서인국까지 이들의 좌충우돌 워크숍은 투박했고 소박했지만 훈훈한 재미를 만들었다.
더욱이 이날 방송이 너무도 당연하지만 대부분 잊고 지내는 가족과 사랑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강신주 박사의 철학 강의를 끌어들인 것은 색다른 즐거움이었다. 화려한 미사여구는 없이 식사와 사료라는 쉬운 주제로 담담하게 사랑의 중요성을 전달한 강신주 박사의 강의는 깊은 여운을 남겼다.
‘나 혼자 산다’는 중장년 시청자들을 꽉 잡고 있는 KBS 2TV ‘사랑과 전쟁2’로 인해 시청률 불모지로 여겨졌던 금요일 오후 11시대에서 높은 화제성과 호평일색의 반응을 이끌어내며 순항 중이다.
연예인들의 소박한 일상을 통해 삶의 애환은 물론이고 틈틈이 무겁지 않은 인생 철학까지 전달하며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예능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강력한 웃음을 선사하겠다고 욕심을 부리지 않고 공감과 소소한 재미를 선택한 ‘나 혼자 산다’의 다음 이야기를 보려면 아직 6일이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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