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챔피언'다운 무대였다. '돌아온 피겨여왕' 김연아(23)의 귀환에 1만 관중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김연아는 2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스마트에어컨 올댓스케이트 2013' 첫날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김연아의 새로운 갈라 프로그램 '이매진'과 2013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이끌어낸 프리스케이팅 '레 미제라블'을 직접 볼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에 1만 500명의 관중이 기꺼이 올림픽 체조경기장을 찾았다.
전세계 피겨 스타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아이스쇼답게 이번 공연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도 하나같이 쟁쟁한 이들이었다.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4회 우승을 기록한 '캐나다의 전설' 커트 브라우닝(캐나다)이 2011년 이후 2년 만에 한국을 찾았고, 지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싱글 동메달을 획득한 하비에르 페르난데스(스페인)와 '단골손님' 스테판 랑비엘(스위스)가 함께 했다.

2010 밴쿠버올림픽 여자 싱글 동메달리스트 조애니 로셰트(캐나다), 2012 4대륙선수권 금메달리스트 애슐리 와그너(미국) 역시 김연아와 함께 은반에 섰고 세계선수권대회 페어 금메달리스트인 타티아나 볼로소자-막심 트란코프(러시아)와 은메달리스트 알리오나 사브첸코-로빈 졸코비(독일)도 다시 한 번 한국을 찾았다.
이색적인 공연도 관객들의 흥미를 끌었다. '아다지오 페어' 피오나 잘두아-드미트리 스카노프와 은반 위의 유일한 '남남커플' 블라디미르 베세딘-올레세이 폴리슈츠크가 그 주인공. 특히 아이스 아크로바틱팀인 베세딘-올레세이는 지난 2012 올댓스케이트 스프링과 마찬가지로 재치 넘치는 무대를 선보이며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하지만 '아이스쇼의 주인'은 역시 김연아였다.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은반을 수놓게 될 그의 갈라 프로그램 '이매진'이 이날 무대에서 처음으로 공개됐고, 2013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의 영광을 연출한 프리스케이팅 '레 미제라블'이 갈라쇼에 걸맞게 편집된 버전으로 재탄생했다. 쟁쟁한 스타들이 펼치는 화려한 군무의 '레 미제라블' 속에서 뮤지컬과 아이스쇼가 하나가 되는 감동까지 선사했다.
김연아는 "웅장하고 감동적인 음악이 모두에게 감동을 선사한 것 같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이 멋진 프로그램을 가져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지루하지 않은 쇼가 된 것 같다"고 겸손한 소감을 밝힌 후, "모든 선수들이 첫 공연을 잘 마친 것 같아 아이스쇼의 주인으로서 감사하다. 남은 공연도 즐겁게 하겠다"고 팬들의 사랑에 답했다.

이날 김연아는 총 세 번에 걸쳐 1만 500명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매진'이 끝난 후, '레 미제라블'이 끝난 후, 그리고 한 번도 웅장하고 장엄한 '레 미제라블' 피날레 무대를 마쳤을 때다. 거의 2년에 가까운 공백을 털고 화려하게 월드챔피언으로 귀환한 그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어떤 무대를 선보였는지, 직접 보고 싶어 안달하던 팬들에게는 이보다 더한 선물이 없다. 그런 그를 위해, 팬들은 기꺼이 세 번의 기립박수로 화답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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