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30주년 올스타전, 잊어서도 폄하해서도 안되는 이유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3.06.22 07: 54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 2013은 조용한 가운데 열렸다. 6만명이 들어찰 수 있는 경기장에 1만1148명이 입장했다. 같은날 열린 '피겨여왕' 김연아의 아이스쇼는 실내경기장에서 열렸음에도 1만500명이 입장했다. 관중석에 빈틈을 찾아볼 수 없었다.
경기를 마친 팀 클래식과 팀 챌린지의 사령탑은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팀 클래식의 최용수 감독은 프로야구와 비교했다. 말 그대로 돌직구를 날렸다. 최 감독은 "프로스포츠가 여론의 관심을 못받고 있다는 부분이 심각한 위기인 것 같다"며 "최근 한국 축구에 여러 악재가 있었다. 이런 위기를 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내년에는 많은 팬들과 큰 잔치를 해야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이어 "야구는 왜 이리 팬들이 많을까 싶어 직접 찾아가 본 적이 있는데 상당히 신선한 충격이었다. 선수들의 집중력과 투쟁심, 승부욕 등이 팬들에 대한 즐거운 서비스를 제공한 것 같았다"며 "연맹과 선수단, 지도자들이 팬들을 위해 격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팀 챌린지의 조동현 감독은  "예전 선배들이 올스타전에서 보여준 이벤트성 경기보다는 승부성 있는 경기를 하자고 미팅 때 최 감독과 이야기 했다.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 하고 싶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최근 한국 축구가 월드컵에서 부진했던 것이 한 요인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관중이 많이 차지 않은 이유를 분석했다.
관중이 없으니 축제 분위기도 안났다. 관중들은 목소리 높여 양 팀 선수들을 응원했지만 텅 빈 경기장을 채우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올스타전의 가장 큰 볼거리 중 하나인 골 세리머니도 특별하지 않았다. 해외파로 팀 챌린지에 합류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와 기성용(스완지 시티)의 '부케 세리머니'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것이 없었다. 또 팀 챌린지는 취지에 맞게 선수들이 직접 그러운드에 누워 'K리그 30'이라는 세리머니를 통해 30주년을 기념했다.
노력은 했지만 호응이 없었다. 경기장에 관중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기를 지켜 본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도 다른 곳에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열린 팀 2002와 팀 2012의 대결이 워낙 이슈가 됐기 때문에 이번 올스타전을 준비하는 동안 프로축구연맹은 말 그대로 용을 썼다. 날짜와 시간을 잡기 위해서 노력도 했지만 금요일에 열 수밖에 없었다. K리그 일정에 따라 어쩔 수없는 선택이었다. 또 여러 가지 방안들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답답함이 그지 없었다.
열심히 노력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지난 18일 열린 이란과의 축구 대표팀 경기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대표팀 탓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또 박지성(퀸스 파크 레인저스)의 열애설도 한 몫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따라서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30주년을 맞이한 프로축구연맹의 노력을 폄하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현실은 분명하게 직시해야 한다. 체육관에서 열린 아이스쇼와 비슷한 수준의 관중이 왔다는 것은 절대로 잊어서는 안된다. 이번 올스타전에 한국 축구에 시사하는 바는 굉장히 크다. 무엇이 문제인지를 더 정확하게 파악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10bird@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