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31, 오릭스 버팔로스)의 활약이 계속되고 있다. 자존심이 걸린 타점왕 수성에 대해서도 양보 없는 레이스를 예고하고 있다.
교류전 일정 종료 후 4일간 휴식을 가진 오릭스와 이대호는 21일 세이부 원정을 시작으로 다시 레이스에 돌입했다. 계속되는 출전에 다소 지쳤을 법한 이대호이기에 꿀맛 같은 휴식일이었다. 이제 올스타전 휴식기까지는 다시 한 달 가량의 시간이 남았다. 상위권 추격에 사활을 걸고 있는 팀에나, 그리고 타격 지표에서 기록을 다소 깎아 먹은 이대호에게나 중요한 시기다.
오릭스의 팀 성적이 최우선이지만 이대호는 개인 타이틀에 대한 관심도 불러 모으고 있다. 이대호는 지난해 타격 전 지표에서 상위권에 위치하며 성공적인 일본 무대 데뷔를 알렸다.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6리(리그 10위), 24홈런(공동 2위), 91타점(1위)라는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아직 시즌 중반이기는 하지만 올 시즌은 더 좋다. 21일 현재 타율 3할2푼4리(5위), 73안타(6위), 10홈런(8위), 41타점(5위)을 올리고 있다.

이 중 거포와 4번 타자의 상징인 홈런과 타점 부문의 최종 성적에 관심이 몰린다. 일단 홈런은 니혼햄 듀오에 다소 뒤처져 있는 상황이다. 나카타 쇼와 미첼 아브레이유가 나란히 17개의 아치를 그렸다. 이대호의 몰아치기 능력은 일본에서도 정상급이지만 상대 투수들의 견제를 생각했을 때 적지는 않은 격차다. 이대호 스스로가 홈런에 대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있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타점은 얼마든지 추격이 가능하다. 현재 퍼시픽리그 타점 선두는 팀 동료 아롬 발디리스로 47개다. 이대호와의 격차는 6개에 불과하다. 사정권에 있다. 믿는 구석도 있다. 득점권에서 강한 면모다. 이대호는 올 시즌 4할2푼6리의 득점권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리그에서 가장 좋은 기록이다. 득점권 상황에서 35타점을 쓸어 담았다.
오릭스는 이대호를 4번에 고정시키고 발디리스와 이토이를 바꿔가며 앞뒤로 배치하고 있다. 경기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하지만 발디리스(타율 .318)와 이토이(.290) 또한 수준급 타율을 과시하고 있다. 어쨌든 이대호 앞에 주자가 나갈 확률은 지난해보다 훨씬 더 높아졌다. 여기에 5번에 좋은 타자가 있다는 것은 이대호에게도 호재가 된다. 이미 증명된 사안이다.
따라서 현재의 득점권 타율을 유지한다면 지난해 이상의 타점도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현재의 기록을 대입하면 이대호는 98타점이 가능한 페이스다. 여름에 강하다는 점도 믿음직하다. 이대호는 지난해 7월에만 9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홈런 페이스를 가파르게 끌어올린 기억이 있다. 타점왕 수성 가능성은 물론 홈런 레이스 경쟁에 뛰어드는 모습도 기대할 만하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