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타선의 경기 후반 집중력이 무섭다.
LG는 2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시즌 6차전에서 연장접전 끝에 8-4로 숭리, 타선 폭발로 올 시즌 처음으로 단독 2위에 올랐고 선두 삼성을 2경기 차이로 추격했다. 7회초 이진영의 솔로포로 2-2 동점을 만든 LG는 8회초 이병규(9번)와 이진영의 적시타가 터지며 4-2로 역전했다. 비록 9회말 봉중근이 리드를 지키지 못했지만, 10회초 삼성의 실책과 현재윤의 2타점 쐐기타로 4점을 뽑아 오승환까지 무너뜨렸다.
어느덧 17번째 역전승, 이 부문 리그 1위로 진정한 ‘역전의 명수’가 됐다. 경기 후반과 연장전에서 모든 타자들의 방망이가 더 매섭게 돌아가고 좀처럼 득점권 찬스를 놓치지 않는다. 완벽한 신구조화로 쉬어갈 타선이 없으며 매 경기 새로운 승리의 주인공이 탄생한다. 그야말로 ‘강팀’에 걸 맞는 모습이다.

LG 타선은 올 시즌 7·8·9회 타율 2할9푼6리, 연장 타율 3할5푼3리로 경기 후반 9개 구단 중 가장 높은 타율을 올리고 있다. 7·8·9회 득점권 타율 또한 3할2푼8리에 달한다. 지난 시즌까지 매번 결정력 부족으로 고개를 숙였던 모습과 정반대다. 실제로 LG는 2008시즌부터 2012시즌까지 5년 동안 득점권 타율이 2할6푼6리 밖에 되지 않았었다.
계획대로 팀이 만들어지고 있다. LG 김무관 타격코치는 올 시즌의 키포인트를 ‘출루’와 ‘타점’으로 잡았다. 김 코치는 지난 19일 창원 NC전 승리 후 “올해 콘셉트는 출루와 타점이다. 그리고 작년 1010개에 달했던 잔루를 50개 줄이는 것이다”며 타선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것을 강조했다.
이전까지 LG 타선은 화려했지만 실속은 떨어졌다. 국가대표 출신 타자들이 즐비했으나 상하위 타선의 기량차가 극명했고 높은 팀 타율에도 정작 점수를 많이 뽑지 못했다. 그야말로 ‘치는 타자만 친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2012시즌까지도 이러한 흐름은 그대로였는데 팀 타율 2할6푼1리로 3위 클린업트리오 타율은 3할1리로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3할대를 찍었지만 하위타선 타율 2할2푼8리로 6위, 득점권 타율은 2할5푼3리로 최하위였다.
그러나 올 시즌 LG 타선은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정의윤 문선재 김용의의 도약으로 1번 타순부터 9번 타순까지 쉬어갈 타순이 보이지 않는다. LG 주장 이병규는 “일단 다들 출루해서 찬스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둔다. 그리고 매일 최선을 다하고 즐기려고 한다. 혹시 찬스를 놓치더라도 ‘괜찮다’, ‘다음에 치면 된다’고 말하고 있다”며 선수들이 서로 독려하며 그라운드 위에서 집중력을 발휘 중이라고 전했다.
이병규 역시 올 시즌 콘셉트인 ‘출루’와 ‘타점’의 달인이 됐다. 이병규는 21일 경기까지 출루율 4할3리로 커리어 하이, 득점권 타율은 무려 4할5푼7리를 찍는 중이다. 시간도 적토마의 질주를 멈추지 못하는 가운데 팀의 정신적 지주로서 그라운드 안팎에서 자기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시즌 초반만 해도 LG는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지키는 야구로 승리를 쌓았다. 그런데 최근에는 투수력뿐이 아닌 타선 폭발로 인한 역전승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블론세이브에도 다시 타선이 점수를 올려 승리한다. 이렇게 LG 야구는 무섭게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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