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신랑' 구자철(24, 볼프스부르크)이 장가가기 전날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구자철은 지난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올스타전에서 기자단 63표 중 24표를 얻어 별중의 별이 됐다. 구자철은 이날 후반 중반 투입돼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동점골을 넣는 등 챌린지 쪽으로 흐름을 가져와 3-3 무승부를 이끌었다.
싱글벙글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결혼을 하루 앞두고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시작부터 좋았다. 교체 투입되는 순간 본인은 거부했지만 본의 아니게 '캡틴구'가 됐다. 구자철은 경기 후 인터뷰서 "선배들이 많아 처음에 주장 완장을 거부했다. 하지만 형들이 배려해 주셔서 오랜만에 주장 완장을 찼다"며 미소를 지었다.

시작에 불과했다. 챌린지가 1-2로 뒤지고 있던 후반 분 기습적인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정성룡이 버티고 있던 클래식의 골망을 흔들었다. 명장면은 그 다음에 나왔다. 22일 총각 딱지를 떼는 김재성과 함께 결혼식 세리머니를 펼쳤다. 올 7월 배우 한혜진과 결혼을 앞둔 기성용에게는 '공부케'를 던지며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구자철은 "누군가 세리머니 의견을 냈는데 저나 (기)성용이나 (김)재성이 형이나 팬들이 충분히 즐거워 할 것이라 생각해 거부감이 없었다"면서 "골을 못 넣어 세리머니를 못할까봐 노심초사 했는데 골을 넣어 다행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MVP도 응당 그의 몫이었다. 주장 완장 차고 골 넣고 MVP도 받고 부케까지 던졌다. 결혼식 예열은 이쯤이면 됐다. 구자철은 22일 오후 1시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연상의 일반인 여성과 백년가약을 맺는다.
구자철은 "K리그에서 4년 동안 제주 선수로 활약해 참석할 수 있었다. 불러주셔서 감사드린다. 올스타전 MVP도 받았고, 폭죽까지 터트려 주셔서 정말 기분이 좋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또 내일 결혼식을 앞두고 무리한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짖굳은 질문에는 "축구 선수는 체력이 좋다"라며 구자철다운 답변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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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