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양의 야구 365] ‘심판들 수난시대’, 비난만이 능사는 아니다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3.06.22 08: 34

요즘 한국프로야구 심판들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고 합니다. 최근 일어났던 오심 사건으로 인해 매순간 집중에 집중을 하고 있습니다. 정확판 판정을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입니다.
자칫 애매한 판정이 나오기라도 하면 심판들에게 팬들의 비난이 쏟아집니다. 심한 경우에는 일명 ‘네티즌 수사대’가 총출동, 문제를 일으킨 심판의 개인 가정사까지 털어내며 비난을 퍼붓고 있습니다. 개인 소송으로까지 번질 수 있는 사안으로 아슬아슬합니다.
물론 오심을 저지른 심판은 비난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사까지 들춰내며 인신공격성 비난을 쏟아내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대형 오심사건이 벌어진 후 얼마 되지 않은 21일 넥센 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가 맞붙은 목동구장에서는 ‘어필 아웃’ 판정이 나와 또 한 번 심판 판정이 도마위에 올랐습니다. 넥센의 6회말 공격 1사 1,2루에서 장기영의 뜬공 타구에 2루주자 정수성이 3루까지 뛴 후 NC의 어필을 받아들여 2루심이 아웃을 선언했습니다. 정수성의 리터치가 더 빨랐다‘는 항의를 인정한 것입니다.
TV 중계 화면의 슬로우 비디오로 본 결과는 NC 중견수의 캐치와 2루주자 정수성의 스타트가 거의 비슷하게 이뤄져 판정하기에 애매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NC 유격수 노진혁이 눈앞에서 지켜봤고 이계성 2루 심판도 본 결과로 어필을 받아들여 아웃을 선언하게 된 것입니다.
이번에도 인터넷에서는 심판 판정을 비난하는 글들이 수없이 올라오고 순식간에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대부분은 2루심을 비난하는 댓글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은 심판 판단에 맡길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던 심판이 어필을 받아들여 판정을 내렸기에 문제가 있는 판정은 아니었습니다.
최근 연패에 빠지며 예민해진 넥센으로선 억울한 일이지만 2루심이 어떤 의도가 담겨있는 판정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지난 번 오심사건을 일으킨 박근영 심판을 대신해 2군에서 갓 올라온 심판이 무슨 의도를 갖고 판정을 내렸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심판으로서 원칙적으로 정확하게 판정하려고 했을 뿐입니다.
경기 중 모든 애매한 상황이 나올 때마다 심판 탓으로 돌리면 야구 경기는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없습니다. 심판을 못믿겠다고 인간이 아닌 컴퓨터 같은 기계를 놓고 경기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잇달아 심판 판정에 비난이 나오면서 일부에서는 외국인 심판이나 야구 선수출신이 아닌 일반인 심판을 받아들여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외국인이나 일반인 심판들이 현재 야구선수 출신들인 KBO 심판들보다 더 나은 판정을 내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대다수 야구 전문가들은 그들도 분명 오심을 할 것으로 평합니다. 아니 현재 심판들보다도 더 많은 오심이 나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 비디오 판독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야구의 흐름을 끊지 않으려면 경기당 횟수를 정할 수밖에 없고 판독요청 횟수를 다 채운 후에 더 큰 오심이 나오면 어떻게 해야하냐는 반론이 있습니다..
결국은 심판의 판정을 믿고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심판들은 판정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정확하고 공정한 판정을 내려야 합니다.
미국이나 일본에 비하면 열악한 환경에서도 묵묵히 땀흘리고 있는 심판들을 비난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진정한 야구팬들이라면 그들의 노고도 알아줘야 합니다. 요즘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미디어 기술에 책잡히지 않기 위해 매 순간 심혈을 기울이는 심판들이 있기에 프로야구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데 한 몫을 하고 있습니다.
OSEN 스포츠국장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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