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어드벤처’ 이본, 누가 이기적이라 돌을 던지랴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6.22 08: 35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도전자들의 경쟁 속에서 극한에 놓인 인간의 솔직한 감정을 볼 수 있는 즐거움이 있다. 제작진이 일명 ‘악마의 편집’이라고 악의적인 편집을 해서 경쟁 속 갈등을 부추길 수도 있고, 때론 도전자들의 욕심으로 표현되는 도전정신으로 인해 미묘한 감정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이기적이라고 손가락질을 받기도 하고 누군가는 불쌍한 희생양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안방극장이 단편적인 잣대로 도전자들의 심성을 판단한다는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보는 재미이기도 하다.
지난 21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파이널 어드벤처’ 2회는 첫 번째 탈락팀이 되지 않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도전기가 펼쳐졌다. 함께 팀을 이룬 파트너 황인영이 손가락 부상으로 레이스를 포기하면서 혼자 남게 된 이본이 극적으로 5위에 안착, 합격의 기쁨을 누렸다.

이 과정에서 이본은 손가락 부상을 당한 황인영과 미묘한 감정싸움을 벌이기도 했고, 택시를 타고 다른 팀을 역전한 순간 서러움과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지금 떨어지는 게 용납이 안됐다. 인영이가 아픈 것을 알고 있었지만 내 옆에 없다는 이유로 서운했고 감정이 복받쳤다”면서 눈물을 흘린 이유를 설명했다.
여자의 몸으로 그것도 다른 팀과 달리 혼자 레이스를 펼치느라 얼굴에 잔뜩 오물이 묻을 때까지 뛰어다녔던 이본의 갑작스러운 눈물은 ‘파이널 어드벤처’의 진정성을 한껏 끌어올리는 장면이었다. 도대체 왜 해외에 나가 생고생을 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지루했던 첫 방송과 달리 치열한 레이스에 던져진 참가자들이 독기를 품고 악에 받쳐 인간의 본성을 조금씩 보여주는 모습은 흥미로웠다.
때문에 이본이 살아남기 위해 혼자 고군분투하고, 순위가 뒤바뀌는 역전의 순간 복잡한 감정의 눈물을 보이는 모습은 이기적이라고 함부로 심판대에 올릴 수는 없었다. 황인영의 부상을 안타까워하고 당황했던 사람도 누구보다 이본이었을 게고 파트너의 레이스 포기에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을 이어가느라 진땀을 흘렸을 사람도 이본이었다.
첫 방송에서 다소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장난스러운 모습을 보였던 일부 출연자들 때문에 재미가 없었던 ‘파이널 어드벤처’가 이본의 아름다운 악다구니로 인해 남은 8회 방송을 이어갈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시청률도 올랐다. 첫 방송에서 3.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출발했던 이 프로그램은 2회에서 4.1%로 상승하며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한편 ‘파이널 어드벤처’는 90일간 극한의 레이스를 통해 최종 우승팀을 가리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태국의 광활한 대자연과 북 마리아나 제도 천혜의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팀워크는 물론 지력, 담력, 체력을 겨룬다. 김성주가 MC이며 유상철·김주경, 심권호·장윤경, 조성모·류태준, 토니안·정희철, 황인영·이본, 줄리엔 강·정가람, 한혜진·류설미 등이 도전했다. 첫 번째 레이스 결과 토니안과 정희철이 탈락해 이제 6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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