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LG 트윈스 감독은 원래 오른손잡이. 야구에 입문하면서 왼손잡이로 변신했다. 김 감독은 21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나는 원래 오른손잡이였는데 야구 시작한지 3개월이 지난 뒤 왼손잡이로 바꿨다"고 말했다.
그 이유가 궁금했다. "야구 선수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왼손을 써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게 그의 설명. 아시아 최초의 3000안타 중인공인 장훈 씨와 현역 시절 '영원한 3할 타자'로 불렸던 고 장효조 전 삼성 2군 감독처럼.
김 감독의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1991년 프로 무대에 데뷔한 김 감독은 통산 타율 2할9푼4리 1465안타 249홈런 923타점 816득점을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좌타 거포로 명성을 떨쳤다. 특히 1994년 25개의 아치를 쏘아 올리며 사상 첫 좌타 홈런왕에 등극했다. 그야말로 좌타 홈런왕의 개척자나 다름없다.

최근 들어 김현수(두산), 최형우(삼성) 등 우투좌타 거포들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이에 김 감독은 "그때 우투좌타를 알았다면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김 감독과 달리 이종범 한화 이글스 코치는 원래 왼손잡이. 야구에 입문하면서 오른손잡이로 변신했지만 야구 외에는 모든 실생활에서 왼손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언젠가 이 코치는 "모르겠다. 야구 처음 시작할땐 당연히 오른손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우투 글러브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게 참 후회스럽다"는 이 코치는 아들 정후 군에게는 자신의 한을 풀어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좌타자를 권유했다. 물론 결과론이기는 하지만 이들이 변화를 거부했다면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두 스타를 볼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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