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2개에 눈물’ 김광현, 아쉬운 패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6.22 20: 05

에이스의 귀환인 듯 했다. 그만큼 구위가 좋았다. 그러나 홈런 2개가 완벽한 귀환을 막았다. 김광현(25, SK)이 홈런에 울며 시즌 3승 도전에 실패했다.
김광현은 22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⅓이닝 동안 3피안타(2피홈런) 4볼넷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10번째 선발 등판에서 5번째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으나 8회 황재균에게 뼈아픈 역전 투런을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직구에 힘이 있었다. 구위 자체는 전성기를 방불하게 했다. 최고 구속이 151㎞까지 나왔다. 또한 이날 비교적 몸쪽 낮은 쪽에 후했던 주심의 성향을 파악한 뒤 과감한 몸쪽 승부를 벌였다. 롯데 타자들이 꼼짝없이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투심과 슬라이더를 적절히 섞어 던진 것도 주효했다. 흔들렸던 제구도 조금은 나아진 모습이었다.

1회를 삼자범퇴로 넘긴 김광현은 2회 롯데 중심타선을 상대로 연속 삼진을 잡는 기염을 토했다. 강민호를 직구 루킹 삼진으로, 전준우를 커브 헛스윙 삼진으로 잡은 것에 이어 조성환에게는 슬라이더를 던져 역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3회에 2사 후 이승화에게 볼넷을 주며 이날 첫 출루를 허용했으나 황재균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4회에는 이날 첫 피안타가 홈런으로 연결되는 아쉬움을 맛봤다. 1-0으로 앞선 4회 1사 후 손아섭에게 던진 슬라이더가 통타당하며 좌측 담장을 살짝 넘기는 솔로 홈런으로 연결됐다. 동료들의 실책성 플레이로 야기된 5·6회 위기도 잘 넘겼다. 5회 선두 조성환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으나 유격수 나주환의 송구 실책으로 무사 2루 위기에 놓인 김광현은 김상호의 번트 때 직접 3루로 송구하며 2루 주자 조성환을 잡았고 이후 신본기를 병살로 처리했다.
2-1로 앞선 6회에도 선두 이승화의 좌익수 앞 뜬공을 김상현이 뒤로 흘리며 2루타를 허용했다. 아웃 혹은 단타로 막을 수 있었던 타구라 힘이 빠질 법했다. 그러나 김광현은 황재균을 3루수 땅볼로, 정훈을 우익수 땅볼로 처리한 뒤 손아섭의 볼넷으로 이어진 2사 1,3루에서 강민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팀의 리드를 지켰다.  
7회까지 102개의 공을 던진 김광현은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선두 신본기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또 홈런이 김광현의 발목을 잡았다. 1사 후 이승화에게 볼넷을 내준 황재균은 황재균에게 던진 132㎞ 투심이 좌월 2점 홈런으로 연결되며 다 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불펜 투입 시점도 조금은 아쉬웠다. 김광현은 마운드를 내려갈 때까지 114개의 공을 던졌다. 이미 7회가 끝났을 때는 교체 투구수의 기준으로 볼 수 있는 100개 가량을 던진 상황이었다. 그러나 SK 불펜은 여유가 없었다. 믿을 만한 불펜 투수가 부족해 김광현을 좀 더 끌고 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김광현의 구위는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었고 이는 결과론적으로 패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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