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G 7타점’ 오재일, 트레이드 설움 씻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6.23 06: 58

갑작스러운 이적에 당사자는 누구나 당황하게 마련. 게다가 상대방의 활약상이 더욱 좋아 등가교환의 법칙이 성립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떠돌면 의식하지 않으려고 해도 마음 상하게 마련이다. 이번에는 자신이 절대 뒤지지 않은 가치의 반대급부임을 보여주고 있다. 두산 베어스 좌타자 오재일(27)의 타점 수확 본능이 무섭다.
오재일은 지난 22일 잠실 한화전서 7-7로 맞선 연장 10회말 무사 만루서 상대 언더핸드 정대훈의 공을 끌어당겨 끝내기 우전 안타로 연결하며 8-7 케네디스코어 승리를 이끌었다. 2005년 현대에서 데뷔한 이래 9년차 시즌 처음으로 때려낸 끝내기 안타다.
한때 오재일은 히어로즈의 미래였다. 2007~2008년 상무에서 동기생 박병호(넥센)와 함께 중심타선을 구축하며 퓨처스리그를 평정했던 좌타 거포 유망주였다. 그러나 제대 후 좀처럼 제 잠재력을 현실화하지 못하고 백업이 익숙한 모습을 보인 오재일이다.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이숭용의 은퇴 후 그의 등번호 10번을 물려받았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아쉬움을 샀다.

그리고 지난해 7월. 오재일은 두산 외야수 이성열과 1-1 맞트레이드로 새 둥지를 찾았다. 그러나 트레이드 당시 2010시즌 24홈런 경력의 이성열과 바뀌었다는 점에서 선수 맞교환 거래가 한 쪽으로 기울었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확실히 만개하지 못한 거포 유망주라는 평가는 계속 나왔으나 오재일은 2011시즌까지 1홈런이 커리어하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성열이 외야수였던 반면 오재일은 1루수 요원이었다. 이는 시즌 말엽 정수빈의 안와 골절상으로 인한 외야 전력 공백으로 갓 경찰청을 제대한 민병헌의 합류와 맞물려 두산이 트레이드 손해를 봤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시즌 후에는 지명타자 요원 홍성흔이 가세, 1루-지타 요원 중첩 현상과 함께 오재일의 효용성에도 의문부호가 붙었던 것이 사실이다.
올 시즌 초반에도 오재일은 말 못할 마음고생을 계속 겪어야 했다. 트레이드 상대인 이성열이 연일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넥센 돌풍을 이끌고 홈런 부문 상위권을 점하고 있던 반면 오재일은 계속 퓨처스리그에 머물렀기 때문. 우리나이 스물 여덟의 좌타자가 퓨처스리그를 평정한다는 것은 팬들에게 전혀 어필하지 못했다.
지금은 다르다. 지난 19일 롯데전서 5회 동점을 만드는 2타점 우중간 2루타로 좋은 감각임을 스스로 알린 오재일은 4경기 연속 타점 행진을 기록 중이다. 21일 한화전서는 시즌 마수걸이 홈런도 쏘아올렸다. 최근 4경기서 8타수 3안타 1홈런 7타점에 시즌 득점권 타율도 3할3푼3리로 괜찮다.
“팀에 좋은 선수들이 많아서 2군에 있을 때도 ‘기회가 언제 올지 모르니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1군에서도 꾸준히 선발 출장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라 경기 전에도 끝난 뒤에도 계속 연습 중입니다. 우리 팀이 손해보는 트레이드였다고 계속 이야기가 나오면 저도 솔직히 신경쓰이지요. 앞으로는 제가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직 오재일은 주전 선수로 도약하지 못했다. 함께 경쟁하는 선수들 모두 한때 팀의 중심타선에 포진되어 뛰어난 위력을 보여줬던 타자들이다. 보여주지 못하면 결국 지금 느끼는 순간의 달콤함도 어느 순간 사라질 수 있다. 동기 부여 요소를 찾은 오재일의 내일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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