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이영이 돌아왔다. 지난 달 12일 방송된 38회분에서 이혼을 요구했던 김철규(최원영 분)를 위해 스스로 물러난 후 그의 아이를 가진 몸으로 드라마 속에 재등장 한 것.
심이영은 지난 22일 오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백년의 유산'(극본 구현숙 연출 주성우)에서 예의 당당하고 독특한 캐릭터 그대로 돌아왔다.
이날 철규는 대리 운전기사로 일을 하다 우연히 이전에 살던 동네에 오게 됐다. 그는 과거 자신의 집, 자신의 방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보며 "그새 누가 이사를 왔나"라며 궁금해했다. 철규가 떠난 자리에 이윽고 차 한 대가 들어섰다. 파리로 떠났던 마홍주(심이영 분)가 다시 돌아온 것. 자신을 맞이하는 미세스박에게 "김치가 먹고 싶었다"고 말하는 그의 배는 임신을 해 불러있는 상태였다.

홍주는 대리운전을 하고 있는 철규를 불러 운전을 시켰다. 그가 누군지 눈치 채지 못하고 차를 운전하던 철규는 "힐끔거리지 말고 운전이나 똑바로 하지? 무슨 운전을 이따위로 해? 똑바로 못해?"라는 홍주의 호통에 "귀에 익은 목소리"라고 고개를 돌렸다. 자신을 알아본 철규에게 홍주는 "김기사~"라 부르며 "오랜만에 만난 전 부인한테 밥 정도는 사 줄 수 있지 않냐"며 함께 식사할 것을 제안했다.
차에서 나온 홍주의 부른 배를 본 철규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는 “배가 왜 이러냐? 어디 아프냐? 임신했냐? 그새 재혼을 했냐?”고 물어 홍주에게 뺨을 맞았다. 아이의 아버지가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된 철규는 “술 마시고 딱 한 번, 두 번도 아니고 딱 한 번인데 임신이 될 수 있느냐”며 의아해 했고, 홍주는 “딱 한 번 소리 좀 그만하라”며 “아이 이름을 딱 한 번이라 할까”라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홍주는 또 한 번 철규를 불러 "검사를 받는데 같이 가자"며 산부인과에 갔다. 뱃속 아이의 모습을 보던 철규는 자기도 모르게 홍주를 "여보"라 불렀고, 두 사람 사이에는 미묘한 기류가 흘렀다.
앞서 홍주는 철규에게 마음이 있으면서도 전부인 채원(유진 분)을 잊지 못하는 그를 위해 스스로 그의 곁을 떠났던 상황. 시어머니 방영자(박원숙 분)와의 갈등도 컸다. 그러나 이 시점 철규는 채원으로부터 또 한 번 "내가 당신한테 돌아갈 거라는 쓸데없는 기대 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거기에서 진심을 느껴 집착을 거두려고 하고 있었다.
마홍주는 등장 초반부터 최고의 막장 캐릭터 방영자와 대립하며 시청자들의 속을 시원하게 했었다. 다소 4차원적이고 부잣집 딸 특유의 막무가내 성격이 있긴 하지만, 철규에게 연민과 애정을 느끼고 그것을 쿨하게 표현하는 홍주에게는 특별한 매력이 있었다. 특히 이번 그의 재등장은 세윤(이정진 분)이 갑작스러운 교통사고를 당하고 식물인간 선고를 받으며, 종영을 앞두고 또 다시 막장모드에 들어간 '백년의 유산'에서 그나마 활력을 가져다줬다. 시청자들 역시 철규-홍주 커플의 이야기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두 사람은 다시 부부로 연결될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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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유산'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