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회 비슷비슷한 여행 여정으로 소재 고갈이 아니냐는 의혹도 있었던 MBC '아빠 어디가'가 오히려 가슴이 뜨끔한 순간으로 매력을 발하고 있다.
어른들이 미처 생각지 못했던, 아이들의 솔직한 속내가 나오는 순간 TV 속 아빠들은 물론이고 시청자들까지 생각하게 만들면서 다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과는 확실히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
지난 23일 방송된 '아빠 어디가'는 시골분교 캠핑 마지막 일정으로 아이들의 토론 시간을 갖고, 아이들의 솔직한 속내를 엿봤다.

주제는 술이었다. 아이들은 '어른들은 왜 술을 마실까'라는 주제로 거침 없는 발언들을 쏟아내 아빠들을 뜨끔하게 만들었다. 윤후는 "어른들은 어린이보다 술을 더 중요시하는 것 같다"고 속마음을 털어놔 윤민수를 당혹케 했다. 윤민수는 "지금 내가 쟤보다 술을 사랑한다 그런거죠?"라며 깜짝 놀란 반응을 보였다.
아마 뜨끔한 건 윤민수 뿐만이 아닐 것. 윤후는 "술을 마시면 40살까지 밖에 못 산다고 하더라. 아빠가 술을 많이 마시는데 100살까지 못 살까봐 걱정된다"고 말하며, 아이들이 술 먹는 아빠를 바라보는 시선을 보여줬다. 김민국도 "술이 몸에 굉장히 안좋은데, 기분을 좋게 하려고 술을 먹는 것 같다"고 아직 술을 먹는 부모님을 모두 이해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송종국은 아이들 앞에서 술 먹고 싸운 일을 후회했다. 그는 "술을 먹고 아내와 싸우곤 했는데 아이들이 다 기억하더라"고 후회했다. 성동일은 결론을 내면서 "아이들 앞에선 술을 먹지 말자"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연예인들끼리' 즐겁게 놀고 먹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시청자들이 함께 생각해볼 시간을 마련하는 훈훈한 프로그램으로서의 매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이날 방송은 열한번째 여행인 템플 스테이로 이어졌다. 그동안 떠들썩한 식사 시간을 보내왔던 아이들은 스님의 불호령에 조용히 발우공양을 마치는 등 한층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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